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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이젠 인터넷서 겨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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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이젠 인터넷서 겨뤄볼까"

입력
2003.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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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온 가족이 커다란 말판 앞에 둘러 앉아 주사위를 던지며 즐기던 게임이 있다. 그 이름은 고스톱도 아니고, 포커도 아닌 '블루마블'. 세계를 돌아다니며 부동산 갑부가 되는 것이 목적인 이 게임은 우리 나라에서 유행한 대표적인 보드 게임이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요즘, 대학가를 중심으로 '카탄', '카르카손', '어콰이어' 등 말판과 주사위로 즐길 수 있는 보드 게임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 얼굴을 마주보며 머리 쓰는 재미가 색다르다는 것이 보드 게임 마니아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그러나 관심이 있어도 여유가 없어 보드 게임 전문 카페 등에 직접 찾아가기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온라인으로 구현된 보드 게임을 소개한다.제오닉스가 서비스하고 있는 '판타지 마스터'(www.fantasymasters.co.kr)는 온라인 트레이딩 카드 게임으로, 오프라인 카드 게임의 원조격인 '매직 더 개더링(Magic the Gathering)'의 기본 룰에 충실한 게임이다. 트레이딩 카드 게임이란 각기 다른 능력치를 가진 카드를 수집해 특정 테마를 가진 묶음을 만든 후, 게임 룰에 따라 적정한 전략을 이용하여 상대편이 만든 카드묶음과 겨루는 게임을 말한다. 개인이나 길드 단위로 리그에 참가해 즐길 수 있으며, 초보자에 대한 설명이나 사이트 구성이 상당히 충실하다.

NHN의 한게임(www.hangame.com)은 최근 자체 개발한 트레이딩 카드 게임인 'JD'를 비공개 시범서비스 중이다. 공격·상대방의 반격·마법·상대방의 마법 등 4가지 단계가 반복되는 동안 자신이 갖고 있는 카드를 적절히 사용하여 상대방의 카드를 모두 소모시키거나 영웅카드를 파괴시키면 게임에서 승리한다. 카드의 종류는 영웅카드를 공격할 수 있는 소환물 카드 등으로 역할과 능력이 다르다. 얼굴을 마주보고 할 때보다 긴장감은 덜하지만, 애니메이션이나 효과음이 적절하게 사용돼 온라인만의 묘미도 있다.

게임포털 노라조(www.norazo.com)가 서비스하고 있는 '거상'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온라인 보드 게임으로, 상단을 설립하여 적시적소에 주식을 매입하고 상단을 확장 및 합병하여 이익을 많이 남기는 사람이 승리하게 되는 게임이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했지만 '주식 이용->기업 인수합병->현금 보유'의 룰을 갖고 있는 유명 보드 게임 '어콰이어'(Acquire)를 온라인 상에 그대로 구현한 셈이다.

RPG 일색의 PC용 온라인 게임에 식상한 네티즌 사이에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보드 게임은 대전 상대를 특정 장소에서 직접 만나야 하고 게임 도구를 소지해야 하며 시간과 장소에 제약이 있어 누구나 손쉽게 접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온라인으로 구현된 보드 게임은 오프라인에 비해 긴장감은 좀 떨어지지만 언제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어 편리하다. 한편 이러한 온라인 보드 게임이 활성화되면 사행성 짙은 고스톱이나 포커 일색의 게임 포털 문화도 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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