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소재로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살인사건의 범인을 검거하기 위한 DNA 비교·대조 작업이 사건 발생 13년이 지난 지금도 진행중이다.11일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는 1990년 화성 연쇄살인범의 정액에서 추출한 DNA 분석자료를 최근까지 발생한 모든 성폭력범의 유전자 감식 결과와 일일이 대조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국과수는 당시 피해자 사체에서 채취한 정액을 유력한 용의자의 혈액과 함께 일본으로 보내 유전자 감식을 벌였으나 동일 유전자 확인에는 실패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검사를 의뢰하는 것으로 설정돼 있지만 실제로는 유전자 감식 분야에서 우리보다 1년 정도 앞선 일본으로 보내졌고, 영화에서처럼 사건은 미궁에 빠졌지만 국과수는 아직도 끈질기게 이 분석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국과수가 연간 처리하는 DNA 분석 건수는 1만여건. 이 가운데 성폭력 사건은 60%인 6,000여건으로 국과수는 모든 성폭력 사건 용의자의 DNA 분석결과를 화성 살인범의 것과 반드시 대조하고 있다. 더욱이 DNA 분석 종류는 당시에는 2∼3가지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0여가지에 달해 비교·분석 작업 시간과 작업량은 크게 늘어난 상태다. 당시 범인의 정액을 분석 의뢰했던 최상규 국과수 생물학과장은 "아직도 당시 범인 정액의 DNA 분석 결과와 성폭력 용의자들의 것을 비교할 때는 긴장감이 든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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