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협심증(狹心症)으로 10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긴급 입원, 시술을 받았다. 김한정 비서관은 11일 전화통화에서 "김 전 대통령은 심장에서 피를 내보내는 관상동맥의 일부가 막혀 1시간 가량 해당 부위 확장 시술을 받았다"면서 "우려했던 것 보다 훨씬 성공적으로 처리 됐고 상태도 양호하다"고 말했다.김 비서관은 "수술이라고 할 것까지 없는 내과적 처치였고 특별한 지병도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안정을 위해 가족들 외에 문병객은 받지 않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이번 주중 퇴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낮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 출국 직전 걸어온 문안 전화를 직접 받았다. 김 전 대통령은 노 대통령에게 "큰 성과를 거두기 바란다"면서 "나는 다행히 시술결과가 좋아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통령은 이로써 최근 한 달 사이 세 차례 병원을 찾았다. 김 전 대통령은 최근 소화불량에 시달려 8일에도 순천향 병원에서 위 기능 검사를 받았다. 지난달 13일 국군서울지구 병원에 입원, 종합검진을 받았다.
측근들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대북송금사건 특검수사와 민주당내 신당 추진 움직임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일체 하지 않고 있지만 심기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22일 노무현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 때도 TV 화면에 김 전 대통령의 수척한 모습이 잡히고 말 소리도 겨우 들릴 정도의 쉰 목소리로 흘러나오자 이 같은 관측이 나왔다.
한 동교동계 의원은 "DJ가 대북 송금 문제를 사법심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했지만 결국 특검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자신의 손으로 만든 민주당을 해체하고 신당을 창당하자는 얘기가 나오는데 마음이 편할 리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최근 민주당 정대철 대표와 김상현 상임고문 등 당 중진의원들의 잇따른 면담 요청을 "시기가 좋지 않으니 다음에 만나자"고 사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