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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성공기/대전 "고기촌" 정병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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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성공기/대전 "고기촌" 정병철 사장

입력
2003.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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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덕에 손님이 더 늘었습니다." 대전 서구 삼천동에서 특수부위 고기음식점 '고기촌(www.gogichon.com)'을 운영하는 정병철 (38·사진) 사장은 불황 이후 손님들이 실속을 꼼꼼히 따지게 되면서 오히려 손님이 늘었다고 말한다.특수부위 고기음식점이란 갈비살, 안창살, 차돌박이, 소 막창, 항정살 등 소고기의 특수부위를 1인분에 5,000∼8,000원의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대신, 소스와 소스에 넣는 부추·양파, 상추, 김치, 마늘 등 최소한의 밑반찬만 제공하는 음식점이다.

정 사장은 "밑반찬을 마련하는 인력의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무엇보다 한번 차린 음식을 절대로 다시 쓰지 않기 위해 반찬 수를 줄였다"며 "술 손님들에게 밑반찬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여기에 정 사장이 고안한 두 가지 아이디어가 더해졌다. 숯불 옆에 둔 소주가 미지근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안한 '얼음소주'와 다양한 '모듬 메뉴'이다. 모듬 메뉴는 7가지에 달하는 특수부위를 저렴한 가격에 골고루 먹을 수 있도록 담아 1만3,000∼1만5,000원에 제공하는 것. 이 같은 틈새 시장 공략으로 창업 5년 만에 대전 지역에만 20여 개의 가맹점이 운영되는 프랜차이즈 사업체로 성장했다.

정 사장은 "사업실패를 겪은 후 어렵게 재기한 만큼 어려운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가맹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한다. 정 사장은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어렵게 모은 밑천으로 95년 운수업을 시작했지만, 몇 달 안돼 화물을 가득 실은 트럭을 도난 당해 1억원이 넘는 빚더미를 껴안는 시련을 경험했었다. 정 사장은 "도망을 칠 생각도 해보았지만, 저로 인해 피해를 입을 무고한 사람들이 눈앞에 어른거렸습니다"고 털어놓는다. 결국 하루 16시간씩 트럭운전을 하면서 2년 여 만에 빚을 모두 갚았다. "그 때 정육 배달을 하면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으니, 하늘이 고난 속에 기회를 숨겨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라며 웃는다.

정 사장은 "올해를 고기촌이 서울을 비롯한 전국적인 프랜차이즈로 거듭나는 원년으로 삼을 생각입니다"라며 "이미 서울, 인천, 대구 등에 본·지사를 두고 안정적인 물류기반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한다. (042)482-1260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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