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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상형의 여자로 키워 결혼하겠다" 여중생 납치 감금 "엽기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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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상형의 여자로 키워 결혼하겠다" 여중생 납치 감금 "엽기범죄"

입력
2003.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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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벤처기업 직원이 "나의 취향에 맞는 여자로 키워서 결혼하겠다"며 여중생을 납치, 감금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이상형을 사육하고 싶었다"

유명 사립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다녀 온 K(36)씨는 3년 전 모 벤처기업에 번역사로 취직했다. 결혼 적령기를 넘겼지만 K씨는 컴퓨터 채팅과 게임 즐기기가 유일한 취미여서 여자를 제대로 사귈 기회가 없었다. K씨는 맞선 대신 '젊은 여자를 납치해서 이상형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일명 '사육일기'를 작성, 개인 컴퓨터에 저장했다. A4 용지 10매 분량의 사육일기가 완성되자 K씨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K씨는 먼저 납치한 여성을 결박할 수갑을 인터넷을 통해 구입했다. 자물쇠·기저귀 등도 마련하고 여권과 통장, 도장을 휴대, 경찰에 발각될 경우 곧바로 출국할 계획까지 세웠다. 또 방 안에서 키우다 좀 더 큰 집으로 이사하면 애완견을 풀어놓듯 자유롭게 키운다는 장기 계획도 짰다.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의 여자보다는 여중생이 낫다고 판단한 K씨는 '사육일기'에 "내 힘이 약해 반항하는 여성을 제압할 수 없을지 모른다"며 "차라리 어린 아이를 잡아다 10년쯤 키워서 결혼하겠다"고 써 놓았다.

여중생 납치해 집안에 감금

지난달 12일 오후 K씨는 서울 시내 한 중학교 골목길에 여러 개의 짐을 흩어놓고, 하교길의 여중생에게 "짐을 들어달라"며 접근했다. 결국 한 여중생 A(12)양이 K씨의 꾐에 빠져 짐을 들어주다 집으로 납치됐다.

A양을 연립주택 반 지하 전세방에 가둬놓고 수갑을 채운 K씨는 비명을 지르지 못하도록 숨 구멍과 빨대 구멍을 뚫은 테이프를 얼굴 전면에 붙였다. K씨는 반항하는 A양을 꼬집고 얼굴 등을 구타하기도 했다. 주말 이틀 동안 A양을 방 한쪽 구석에 방치한 채 K씨는 태연하게 TV를 시청하고, 컴퓨터 게임을 하는 등 일상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씨의 '사육계획'은 만 이틀을 넘지 못했다. A양이 14일 오전 출근을 앞둔 K씨에게 "손목이 아프니 수갑 대신 노끈으로 묶어달라"고 애원한 뒤 방안에 있던 손톱깎이로 노끈을 끊고 탈출했기 때문.

엽기적인 범행동기

A양의 신고로 이날 오후 늦게 검거된 K씨는 경찰에서 전혀 뉘우치는 기색이 없었다. K씨는 "이상형의 여자로 키워 데리고 살고 싶었다"라고 태연하게 말했다. 경찰은 K씨가 과대망상 증세를 보여 정신감정을 의뢰키로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체포 후 곧장 회사로 전화를 걸어 사직의사를 표했을 만큼 행동 하나 하나가 치밀하고 엘리트다웠으며 회사 생활도 정상적이었다"고 전했다. 편부 슬하에서 성장한 K씨는 평소 여성기피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최근 성폭력 등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납치, 감금) 혐의로 구속됐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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