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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다이어리 / 사스 지정병원 의료진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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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다이어리 / 사스 지정병원 의료진 속앓이

입력
2003.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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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증상 환자들을 전담해 진료하는 의료진들의 고통이 심하다. 동남아시아 여러 병원에서 환자를 접촉했던 20∼40대 건강한 의사와 간호사들이 이 병에 걸려 사망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혹시나하는 두려움에 병원 내 다른 의사나 간호사들이 가능하면 피하고 싶어하는 기피 인물 1호가 된 것이다. 가족이 딸린 일부 전담 의사들은 가족에게 감염시킬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스스로 귀가를 포기하고 있다.'사스와의 전쟁' 에 맞설 병사들의 무기도 여의치 않은 실정. 방진 마스크는 이미 오래 전부터 품귀현상으로 마스크조차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지정병원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스로 입원 중인 환자의 병실을 들어가기 위해 의사나 간호사는 방호복, 보호안경, 특수앞치마, 두건과 장갑 등으로 중무장해야 한다. 이런 용구들은 당연히 모두 1회용. 하지만 환자 병실 한번 들어갔다 나오는데, 3∼4만원이나 드는 엄청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몇몇 용구는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재활용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진료 도중 의사나 간호사가 감염되지 않도록 하려면 환자가 입원한 방의 공기가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음압실을 설치해야 한다. 국내 지정병원 가운데 음압시설을 갖춘 곳은 두 군데 뿐. 화장실 딸린 병실, 모니터링 시스템 등도 확보되지 않은 지정병원이 훨씬 많다. K병원 한 의사는 "전국적으로 사스 환자를 받을 준비가 된 병상은 20∼30개 병상밖에 안 될 것"이라면 "사스 증상 환자가 더 많아지면 정말 큰 일"이라고 말했다.

/송영주 편집위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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