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장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조심스럽게 상승을 시도하고 있다. 지금이 강세장의 시작이라고 판단한 투자가들이 조심스럽게 주식 시장에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그렇다면 약세장과 강세장에서 투자전략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 것인가? 그런데 과연 약세장과 강세장을 따로 구별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월가의 오래된 격언이 생각난다. "황소도 때때로 돈을 번다. 곰도 때때로 돈을 번다. 그러나 돼지는 결코 돈을 벌지 못한다." 증권 시장에서 황소(Bull)의 의미는 강세장 기대 세력을 말한다. 황소의 투자 전략은 시장에 근본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다고 판단하고 비록 한 두 번 작은 추세를 실수하는 한이 있더라도 전체적인 대세는 상승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하게 사서 보유하는(Buy and hold) 전략을 실행에 옮기는 투자자들이다. 반면에 증권 시장에서 곰(Bear)이라면 시장이 근본적으로 상승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주가가 상승하면 마치 화난 곰이 상대를 공격하듯 앞발을 하늘 높이 들었다가 위에서 아래로 후려치는 식으로 시장을 공격하는 세력들이다.
그러면 시장에서 돼지(Pig)의 전략은 무엇일까? 돼지는 너무나 탐욕스러운 나머지 대세에는 관심이 없다. 그 커다란 콧구멍을 벌름거리며 눈에 띄는 먹이는 모두가 먹겠다는 욕심 하나만으로 쓰레기통까지 뒤집어 엎으며 난리를 친다. 그러나 욕심을 빼고 나면 슬프게도 나름대로의 전략이나 특기가 없다. 오늘은 이 종목 내일은 저 종목, 귀를 쫑긋 세우고 코를 벌름거리며 눈은 휘둥그레 뜨고 흘러 다니는 정보와 하루 하루의 시황에 민감할 뿐이다. 이토록 의욕으로 가득 차 있고 누구보다도 부지런한 이 '선량한' 돼지들에게 시장은 줄 것이 없다는 증권 격언은 무척 역설적이다.
지금까지 우리 시장에서 살아 남는 길은 슈퍼돼지가 되는 길 밖에는 없었다. 시장 자체가 돼지 스타일의 투자자를 양산해 온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만약 이번에 오는 장이 강세장이라고 한다면 이번에는 슈퍼 돼지가 되려고 하지말고 진정한 황소가 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장이 강세가 되면 눈 두 개로는 도저히 쫓을 수가 없는 뉴스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게 될 것이다. 이런 장에서 가장 중요한 신체 기관은 눈이 아니라 엉덩이다. "Sit tight!"(엉덩이 꼭 붙이고 앉아 있어라). 강세장에서 투자 전략은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제일투자증권 투신법인 리서치팀장 hunter@cjcyb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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