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의 김택진(36·사진) 사장. 1989년 한메소프트를 설립하고 '한메타자' 등을 개발했지만 일찍이 '국내용' 소프트웨어의 한계를 느끼고 게임으로 눈을 돌려 큰 성공을 거둔 그는 보유 주식이 3,000억원대에 이르는 자산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가 5월13일 미국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의 게임쇼 'E3'의 엔씨소프트 참가 준비를 위해 7일 출국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전시회에서 독립부스로는 최대 규모인 337평의 전시관을 마련하고 6편의 차기작을 선보인다.출국 전 인터뷰에서 김 사장은 올해 E3쇼를 북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는 교두보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엔씨소프트가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자체 제작한 '리니지2'와 국내 개발사인 판타그램이 개발한 '샤이닝 로어' 및 '킹덤 언더 파이어 : 크루세이더', 그리고 외국 회사들이 개발 중인 '길드워', '시티오브히어로', '엑사크' 등 6편이다. 이중 김 사장은 리니지2와 길드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길드워를 개발한 아레나넷은 블리자드사에서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를 개발했던 핵심 인재들이 나와 설립한 회사라 미국 쪽 관심이 지대하다"는 것이 김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개리엇 형제들이 개발 중인 기대작 '타뷸라 라사'도 기자들에게는 일부 공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국 개발사가 제작한 온라인 게임이 과연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김 사장은 이에 동의했다. "처음에는 게임만 잘 만들면 어느 나라에서나 성공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리니지의 해외 진출 결과를 보고 그 지역 게이머의 정서에 맞게 개발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지요." 김 사장은 그래서 아예 구미 지역 게이머들의 특성을 잘 아는 현지 개발사들을 인수, 그들 취향에 맞는 게임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초대형 부스가 과시성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구심에 대해서는, "외국 게임업계에서 엔씨소프트를 모르면 간첩"이라며 "해외에서는 우리가 이 정도 규모로 참석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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