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수조를 하늘하늘 떠다니는 우아한 해파리들. 얇은 막이 물 위를 떠다니는 게 마치 나른한 봄날의 나비 같다. 가느다란 촉수를 한껏 나풀거리며 각종 빛깔을 뿜어대는 해파리를 보고 있자면 '저렇게 예뻐서야 먹을 수도 없겠는 걸'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아니나 다를까, 이 해파리는 식용이 아니다. 눈으로 봐서는 알기 힘들지만 가짜다. MBC 드라마 '인어 아가씨'와 SBS 토크쇼 '헤이헤이헤이'에 선보여 궁금증을 유발한 아름다운 인조 해파리는 일일이 손으로 제작된 새로운 개념의 인테리어 소품이다.
인조 해파리의 고향은 일본. 관상 해파리에 유난히 열광하는 일본인들 사이에 해파리 키우는 것이 유행했지만 살아있는 해파리는 수압과 수온이 조금만 틀려도 금새 죽어버리는 것이 문제였다. 기계 관련 회사에서 근무하던 오쿠다 히데야키씨는 5년의 연구 끝에 3년 전 살아있는 해파리의 단점을 보완한 인조해파리를 탄생시켜 일본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우리나라에 이 인조해파리가 들어와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한 것은 6개월 전. 인조 해파리 공식 수입업체 코난 코리아(www.conankorea.com) 정월진 이사는 "초기에는 병원과 카페 등 상업 공간에 주로 사용됐지만 여름을 맞아 집안 인테리어를 위해 인조 해파리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조 해파리는 일본에 있는 수공예 공장에서 오쿠다씨를 비롯한 네 명의 장인들이 하나씩 손으로 만들어 더욱 가치가 있다. 7∼10㎝ 길이의 해파리 하나를 만드는 데 걸리는 기간은 약 3일. 머리 부분에 형광물질을 발라 '블랙라이트'(흰 색에 반사되면 푸르게 빛나는 조명)를 비추면 다양한 색깔로 빛난다.
수조 안에 물을 넣고 코드를 꽂은 후 해파리를 넣어주면 간단히 설치가 끝난다. 물의 무게가 있어 벽에 걸기는 힘들고 굳이 벽에 설치하려면 벽을 파고 넣어야 한다. 물 안에 있으면 반영구적으로 살지만 물에서 나온 후 7시간 이상 지나면 굳어져 재사용이 불가하므로 주의한다. 가격은 수조, 조명, 해파리를 포함해 70만∼100만원대의 보급형부터 6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김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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