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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거래의 역사

입력
2003.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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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외르크바우어·베른트 할리어 지음 삼진기획 발행·3만 5,000원

"상거래와 예술은 영혼이 닮은 쌍둥이다."

'상거래의 역사'(원제 '상거래의 문화와 역사', 1999)를 함께 쓴 경제 전문가 한스 외르크바우어, 베른트 할리어의 주장이다. 이 책은 상거래를 소재로 한 유명 화가의 작품 등 200여 점의 다양한 그림과 사진, 스케치를 통해 상거래의 문화와 역사를 설명한다. 원시적인 물물 교환부터 오늘날의 인터넷 비즈니스까지 상거래를 두루 살피며 상인이 예술을 비롯한 문화 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쳤고, 예술 작품에는 상업의 역사가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두 저자는 먼 데까지 물건을 팔러 다니며 시장을 개척하는 상인 정신이 예술 등 역사 발전에 원동력이 됐다고 보고, 그러한 탐구와 모험심에서 상업과 예술이 상통한다고 말한다. 샤갈, 드가, 고흐, 칸딘스키 등 여러 화가들이 상거래를 주제로 한 작품을 남겼다. 성공한 상인들은 예술을 장려하고 예술 작품을 수집하기도 했다. 그러므로 예술양식의 변화와 상거래 활동의 변화 사이에 유사성과 연결점이 발견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책에는 한 쪽도 빠짐없이 도판이 실려 있는데, 고대의 동전에 새겨진 소박한 상거래 흔적부터 현대의 대형 쇼핑 몰과 상업 광고까지 망라하고 있다. 본문은 주로 유럽과 미국에 관한 것이며, 일본과 중국, 아랍과 중남미의 전통적 상거래 문화도 일부 소개하고 있다. 구성은 다소 산만하지만, 그림 보는 재미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외르크바우어는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 투자촉진국 대표, 비엔나 수출 아카데미 대표로 일했고, 할리어는 세계 상거래 연구소들의 연합체인 ISSO 회장을 맡고 있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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