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심상치 않다. 미국의 관리들은 연일 이란의 핵 개발 계획에 대한 우려와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고 보수적 논객들은 아예 정부에 '이란과의 싸움'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때문에 이란이 미국의 다음 목표로 부상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마저 일고 있다.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8일 북한과 마찬가지로 이란의 핵 개발 문제도 미국의 주요 현안이냐는 물음에 "나는 이 문제에 대한 우려를 항상 표명해 왔다"며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공개적으로 표명해왔던 정책대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이란의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위반에 대한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6월 IAEA 집행이사회에서 그에 대한 완전한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부시 정부의 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신보주의자의 대표적 이론가 빌 크리스톨은 자신이 편집장으로 있던 위클리 스탠더드 최신호에서 "이라크 해방은 중동의 미래를 위한 첫 번째 위대한 전쟁이었다"며 "군사적인 것이 아니길 바라지만 다음의 위대한 전쟁은 이란에 대한 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부시 정부의 안팎에서 대 이란 강경론이 일고 있는 것은 이란이 핵 비확산 체제 및 중동질서 재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바우처 대변인은 "이란과 같이 석유와 가스가 풍부한 나라들이 고가의 핵 연료 시설을 건설할 경제적인 이유가 없다"고 말해 평화적 목적으로 우라늄 핵 시설 및 중수로를 건설하고 있다는 이란의 주장을 일축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