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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금리 최저 5%대 재진입 / 부동산 투기 부채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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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금리 최저 5%대 재진입 / 부동산 투기 부채질 우려

입력
2003.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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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저 5%대에 진입하면서 낮은 대출금리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초저금리현상에 따른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시장에 대거 유입돼 가격 폭등을 부채질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택담보대출금리 인하가 제2의 부동산 투자 열풍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된다.9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시중금리 하락으로 은행의 CD(양도성예금증서)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저 5.95%까지 내려갔다. 제일은행의 이날 기준 CD연동 대출금리는 대출금 2억원 이상일 경우 최저 5.95%로 5%대로 떨어졌고, 2억원 미만도 6.2%로 6%대 초반을 기록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도 최저 금리가 각각 6.01%, 6.08%로 5%대에 바짝 다가섰으며 조흥은행은 6.17%, 우리은행은 6.22%, 하나은행은 6.39%로 대부분 6%대 초반이다. 일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대까지 떨어진 것은 가계대출 시장에서 은행간 경쟁이 치열하던 지난해 초 이후 처음이다.

대출금리가 떨어진 것은 최근 경기침체와 콜 금리 인하 전망으로 시중 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지난 7일 올들어 가장 낮은 4.39%까지 떨어져 2001년 10월 9일 4.38% 이후 1년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91일짜리 CD금리도 4.51%로 SK글로벌 사태로 채권시장이 마비됐던 3월19일의 5.06%에 비해 0.55%포인트나 떨어졌다.

문제는 이 같은 낮은 대출금리를 이용, 주택 실수요자나 전문 부동산 투기꾼이 아닌 일반 투자가들도 매매차익을 노려 대대적인 부동산 투기에 나설 수 있다는 점. 최근 국민은행연구소가 발표한 '주택금융 수요실태'에 따르면 금융기관 대출을 통해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무려 52.1%를 차지, 이 같은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신한은행 서울 압구정중앙지점 관계자는 "강남구 신사동의 경우 리모델링 아파트와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올들어 주택담보대출이 소폭 증가했다"며 "최근의 주택담보대출금리 하락이 일반 투자가들에게 부담 없이 부동산을 구입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도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것은 낮은 시중금리로 인해 부동자금이 대거 부동산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라며 "자금력이 풍부한 전문 부동산 투기꾼보다는 판교 등 강남 주변 지역을 염두에 뒀던 일반 투자자들이 낮은 대출금리를 이용해 김포와 파주의 기존 아파트를 구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행 주택담보 인정비율이 60% 이내로 묶여있는 상태에서는 대출금리 소폭 인하로 인한 대출수요 증가는 미미하다"며 "등록세와 중개수수료를 감안할 때 자기 돈을 반 이상 투자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대출을 통해 부동산 투기에 나설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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