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의 영웅인가, 무모한 전쟁광인가.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정전협정 50주년을 맞아 한국전쟁 당시 미 극동군 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1880∼1964·사진)를 둘러싼 논란을 다룬 '맥아더와 한국전쟁'(연출 김환균) 2부작을 11일과 18일 밤 11시30분 방송한다. 1월 말부터 방송한 '이제는…' 5번째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맥아더는 한국 현대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자 가장 논란이 많은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지휘로 낙동강 방어선에서 겨우 버티고 있던 '자유 대한민국'을 구해낸 인천상륙작전은 세계 전사(戰史)의 위대한 작전 중의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맥아더는 한반도 내 제한전을 정책으로 삼고 있던 트루먼 대통령에게 도전, 중국과의 전면전을 외치고 원자폭탄 사용을 주장하는 등 전쟁광적인 모습을 보였고, 정치적 욕망을 위해 전쟁을 이용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제작진은 맥아더 연설문 작성을 담당했던 섬너와 정치자문 닐스 본드, 극동군사령부 보좌관 프랭크 색튼, 국무부 극동담당 로버트 피어리 등 여든을 넘긴 당시 관계자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미국의 전쟁정책과 맥아더의 전략, 그리고 트루먼과의 갈등을 파헤친다. 프랭크 기브니 등 당시 종군기자들이 전하는 비공개 일화 등을 토대로 맥아더의 전 생애를 재조명하고, 특히 기밀문서 등을 통해 그가 주장한 원자폭탄 공격 계획의 충격적인 실상을 공개한다.
1부 '태평양의 시저' 편에서는 한국전쟁의 전개 과정을 꼼꼼히 추적한다. 맥아더는 한국전쟁 발발에 관한 정보를 보고 받고도 무시하는 '실수'를 저질렀지만, 1950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으로 영웅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중공군의 개입을 예측하지 못한 또 한번의 실수로, 미국 역사상 가장 길고도 치욕스런 후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제작진은 맥아더의 '실수'가 자신의 직관을 과신한 오만에서 비롯됐으며, 한국전쟁을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할 절호의 기회로 삼았던 그의 전략이 결국은 몰락의 길을 자초하게 됐다고 분석한다.
2부 '또 하나의 전쟁'에서는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맥아더가 51년 트루먼에 의해 해임되기까지 과정을 다룬다.
제작진은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정전협정 재검토가 필수적이며 맥아더를 둘러싼 논란의 진실 규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