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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특목고 열풍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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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특목고 열풍의 메시지

입력
2003.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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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 입시관련기관이 주최한 특목고 입시설명회에는 주최측도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렸다. 800여석의 자리가 준비됐는데 무려 1,400여명이 왔다. 초등학교 학부모들까지 모인 행사장에서 참석자들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 몇 시간 동안 서서 모니터로 설명회를 지켜보는 열기를 과시했다. 입시설명회 관계자는 "3년전만 해도 진학 여부를 망설이던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대부분 진학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구체적인 방안을 듣기 위해 온다"고 전했다. 특목고 입학 티켓을 손에 쥐기 위한 준비과정도 녹녹치 않다. 소위 명문학원의 특목고 준비반은 결원이 없어 들어가기가 힘든 상황이다.학부모들은 수학이나 과학, 외국어 영재를 육성한다는 특목고의 당초 취지에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학교측도 외국어만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좋은 대학'에 갈 학생을 많이 유치해야 학교의 위상을 세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비록 석차백분율 때문에 서울대 입시에서는 불이익을 받는다 해도 각종 경시대회 등으로 만회할 길이 있고,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데다 최근에 미 아이비리그 진학 학생들도 많아지면서 특목고는 이미 명문 입시기관으로 '특수목적'을 바꾼 지 오래다.

그러나 특목고의 변질과 학부모들의 과열만을 탓할 수 있을까. 산만한 분위기, 천차만별의 아이들이 섞여 있어 제대로 공부하려면 돈 들여가며 학원에 다녀야 하는 교육상황에 대한 반발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인성도, 학습능력도 제대로 키울 수 없다면 그나마 열심히 공부하는 환경에서 좋은 대학을 가는 게 차선의 선택이다." 특목고의 입시위주 교육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이 오히려 더 몰리는 이유를 교육 당국자는 곱씹어봐야 한다.

양은경 사회1부 기자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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