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000여회의 절과 6,000여회의 발걸음을 이어온 지 42일째.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3보1배' 수행단이 피를 말리는 탈진 속에서도 고난의 여정을 강행하고 있다.8일 경기 평택 시내에서도 수경 스님, 문규현 신부, 김경일 교무, 이희운 목사 등 4명의 성직자들은 1번 절하고 3보 걷는 무아(無我)의 행위를 반복하고 있었다. 지난달 28일 전북 부안군 해창갯벌에서 출발해 하루 5∼6㎞씩 모두 200㎞ 이상을 상경하느라 몸무게가 4∼5㎏ 이상 빠졌고 무릎은 완전히 헐었다. 특히 수경 스님은 무릎에 물이 차고 부기가 가라앉지 않아 절룩거리면서 3보1배를 강행하고 있다.
6일에는 김영진 농림부 장관이 현장을 방문해 "건강을 위해 중단해달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당부를 전했다.
하지만 묵언(默言) 수행중이던 성직자들은 김 장관과의 면담을 거부했다. 문규현 신부의 형 문정현 신부는 "그런 말은 3보1배를 모독하는 것"이라며 김 장관을 돌려보냈다. 3보1배 진행단의 장지영 팀장은 "모든 참가자들이 자신의 건강보다는 새만금을 걱정해 줄 것을 노 대통령에게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고난에 동참하는 사람들도 이어지고 있다. 6일에는 장선우 감독과 영화배우 명계남, 예지원씨 등이 방문해 동참했다. 성직자들도 평일에는 60여명, 주말에는 200∼300여명이 이들의 뒤를 따르고 있다.
체력이 거의 바닥났지만 수행단은 23일께 꼭 서울에 도착하겠다는 생각이다. 서울 입성일에는 일반인들의 참여도 받아들여 함께 3보1배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서울 사당동에서 청와대에 이르는 길은 '참회의 길'로 변할 전망이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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