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8일 이용근 전 금융감독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이어 한광옥 민주당 최고위원에 대한 조사일정을 확정하면서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의혹 사건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한광옥씨 소환 의미 및 전망
한 위원의 소환은 나라종금이 1998∼99년 퇴출을 막기 위해 정치권 인사들에게 금품로비를 벌였다는 핵심 의혹에 대해 검찰이 본격 조사에 나섰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위원은 김호준 보성그룹 전 회장의 고교 동문이라는 점 등 때문에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실제 "한 위원이 99년 재보궐 선거 출마 무렵 억대의 금품을 받았다"는 구체적인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관건은 한 위원의 금품수수 혐의를 입증할 물증이 있느냐는 것. 일단 수사팀이 장기간 계좌추적을 벌여온 데다 안상태 전 사장의 자백설도 있는 만큼 사법처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한 위원측에서 "뇌물이 아닌 정치자금이었다"고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도 있으나 검찰은 금품거래 시점상 포괄적 대가성 적용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검찰이 관련자 진술 외에 또 다른 물증확보에 실패했을 경우에는 수사가 꼬일 가능성도 있다.
검찰, 속전속결 수사 배경은
그동안 권력형 비리 수사 과정에서 '선(先) 하위직, 후(後) 고위직' 패턴을 보여왔던 검찰이 이 전 위원장과 한 위원 등 '몸통급'에 먼저 메스를 대는 배경도 관심거리다. 정황상 어차피 '피내사자'에 대한 공개·일괄수사가 이뤄져온 만큼 핵심부를 먼저 치는 게 부담이 적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거물급들에 대한 수사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향후 수사에 대한 부담이 적어질 뿐 아니라 나머지 수사 대상자들의 협조라는 부수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밖에 속전속결식 수사를 통한 사건의 조기종결 시도 안희정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의 재소환 지연에 따른 전략 수정 등도 수사패턴 변화의 또 다른 배경으로 언급되고 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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