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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회복" "내년까지 저성장" 엇갈린 美경기 전망 어느 장단에 춤추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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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회복" "내년까지 저성장" 엇갈린 美경기 전망 어느 장단에 춤추랴

입력
2003.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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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이후에는 탄력적인 회복세가 예상된다.""아직 멀었다. 더블딥(경기 일시 회복 후 재침체)에나 빠지지 않으면 다행이다."

최근 어닝시즌(earning season·기업실적 발표기간) 이래 미국 증시의 상승세에 맞춰 경기회복 기대감이 재부상하자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축으로 미국 전문가간에 찬·반 양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전쟁 불확실성 해소와 경기 부양책, 유가 하락 등을 들며 경기의 뚜렷한 조기 회복과 증시의 대세 상승국면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증시의 최근 상승세는 금리인하 기대감 등 단발성 재료에 따른 것일 뿐이며, 내년에도 본격적 경기회복은 어렵다고 반박하고 있다.

"소비·투자 선순환 낙관"

그린스펀 의장은 지난 6일 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에서 경기의 본격 회복 시기를 예단하지 않는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그는 이라크전쟁 후 소비 및 투자심리의 호전을 거쳐 최종 수요가 견실하게 회복될 것이라는 그동안의 주장을 고수하며 낙관론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도이치뱅크의 피터 후퍼와 모건스탠리의 리차드 베르너 이코노미스트 역시 그린스펀에 줄을 댄 대표적 낙관론자로 꼽히고 있다.

이들의 낙관론은 이라크전쟁의 조기 종결로 부작용 대신 호재가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이라크의 조기 원유수출 기대감 등에 따른 유가하락 전망은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기업 투자 확대 가능성과 맞물리며 경기 회복의 청신호로 볼 수 있다는 시각이다.

전월 대비 12년래 최대폭(19.6포인트)으로 급등한 4월 소비자신뢰지수(81.0)와 최근 증시의 상승세, 금리인하 가능성 등도 향후 소비자 구매력을 높일 수 있는 호재로 해석되고 있다. 골칫거리인 고용문제도 재고축소-기업 투자회복-고용여건 개선 과정을 거치며 점차 해결될 것으로 본다. 부시 행정부가 강력 추진중인 감세정책 역시 낙관론의 중요 근거이다.

"과잉 해소시기 요원"

그러나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스티븐 로치와 메리린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이코노미스트 등은 1990년대 과잉 소비 및 투자의 해소 지연 등으로 내년까지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경기회복의 견인차가 될 소비는 과거 과잉소비의 후유증으로 가계 가처분 소득 대비 총부채 부담율이 93년 경기회복기 당시의 4.5% 내외 보다 월등히 높은 14%에 달하는 점을 들어 최근 소비심리 회복이 실제 소비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본다. 또 기업 투자 역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정보기술(IT) 가동률이 과거 30년 평균인 79.2%에 크게 못미치는 63.1%에 머물고 있는 사실도 경기회복 기대 시기상조론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로치 등은 이에 따라 향후 상당기간 동안 총수요 부진, 과잉공급, 경쟁 심화 등 기업 경영여건의 부진이 이어지고 고용회복도 더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한투신 김종수 연구원은 이에 대해 "미국 경기 흐름은 향후 국내 증시에도 직접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미국경제는 대체적으로 하반기에 3.0∼3.5% 성장을 보이면서 상반기(1.5∼2.0%) 보다 높겠으나, 탄력적인 회복세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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