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그동안의 약세를 딛고 대장주에 복귀했다.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3월 중순이후 종합주가지수가 100포인트 올라 620선에 이르는 상승장세에서도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해 주도주의 자리에서 비켜나야 했다. 삼성전자는 외국인들이 북한핵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우려해 대거 매물을 쏟아냈고, SK텔레콤은 계열사인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사태에 발이 묶여 오름세를 타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두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이 달라지며 매수세가 유입, 다시 주도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돌아선 지난달 29일 이후 5거래일 동안 11% 상승하며 7일 31만9,500원으로 32만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SK텔레콤도 그동안의 부진을 씻으려는듯 기대치를 넘어서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6일 이후 이틀만에 약 10% 오르며 7일 18만4,000원으로 18만원대에 올라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시가총액 비중도 각각 19.78%와 6.27%로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두 종목의 부상을 시장 주도주의 교체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에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된 것은 시장 주도주 교체라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며 "외국인들 입장에서 현재 주가는 싸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원증권 강성모 연구원도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최근 급등함에 따라 앞으로 두 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향후 장세의 방향을 추정하는 중요한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두 종목이 상승세로 돌아선 배경에는 실적 호조라는 버팀목이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매출이 지난달 상승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1분기에 지난해 4분기 대비 13% 줄었던 반도체 매출이 플래시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의 호조로 지난달 5% 증가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동양증권 민후식 연구원은 "D램반도체 가격상승이 삼성전자 실적 개선에 긍정적일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액은 D램 반도체 가격하락으로 1분기와 비슷할 전망이지만 3분기 이후에는 D램 가격 상승으로 이익이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휴대폰 부문에서도 1분기 매출이 25억3,000만달러로 모토로라(24억달러)를 누르고 노키아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섰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브릿지증권은 32만원선 돌파를 예상했으며 JP모건은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제시했다. 크레디리요네증권도 '시장상회' 투자의견과 목표가 34만원을 유지했다.
SK텔레콤 역시 6일 발표한 1분기 실적 호조와 더불어 5,000억원대로 예정했던 투자를 절반 가까이 줄이고 그룹 리스크에 대한 적극적인 해소방안을 내놓는 등 주주 중시정책을 펼쳐 증권사들의 장밋빛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LG투자증권 정승교 연구위원은 "SK텔레콤의 1분기 실적은 만족스럽다"며 "투자 축소, SK글로벌 지원으로 대두된 그룹 리스크 해소 등 불확실성 제거 노력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증권은 주주들 사이에 쌓여온 불신감을 일시에 해소했다며 SK텔레콤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매수'로 올리고 목표가도 19만원에서 22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LG투자증권과 동원증권도 목표가를 각각 24만4,000원과 23만8,000원으로 올렸다.
외국계 증권사인 골드만삭스도 투자감축과 실적 호조를 감안해 목표가를 20만원으로 높였고 도이치증권과 노무라증권도 목표가를 각각 25만원과 2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