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7일 어버이날을 맞아 '대통령의 편지'를 이메일로 보냈다. 과거 대통령의 메일이 공무원 10만명과 청와대 홈페이지 회원 20만명에게 전달됐던 것과 달리 이번 편지는 인터넷 사이트 아이러브스쿨의 회원 등 500만명에게 발송됐다.노 대통령은 특히 "여러분의 관심 하나에 이 나라 정치인이 바뀐다"면서 정치적인 내용을 편지에 담아 야당의 반발 등 논란이 예상된다.
그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어버이는 국민이며, 어버이는 자식이 잘못하면 회초리를 든다"면서 "정치 개혁은 어려운 일이 아니고 여러분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 말해 자신이 추진하는 정치개혁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노 대통령은 "개혁의 발목을 잡고 나라의 앞날을 막으려는 정치인과 지역감정으로 득을 보려는 정치인, 안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정치인은 '잡초'"라고 규정한 뒤 "농부는 때가 되면 밭에서 잡초를 뽑아내는데 이는 선량한 곡식에 피해를 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이) 농부의 마음을 가지면 된다"면서 "여러분의 관심 하나에 이 나라 정치인이 바뀐다"는 말로 정치개혁에 대한 참여를 기대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국민을 바보로 알고 어린애로 아는 일부 정치인들에게 국민 여러분과 제가 할 일이 있다"며 "제가 할 일은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대한민국 헌법 1조를 지키는 것이고, 여러분은 어버이처럼 정치인에 대해 칭찬을 하고 회초리를 들면 된다"고 강조했다.
또 노 대통령은 집단 이기주의를 지적하며 "내가 중심을 잃으면 이 나라는 집단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갈 것"이라며 "나는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국익이라는 중심을 잡고 흔들림 없이 가겠다"고 다짐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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