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6월 회사 정리절차를 밟고 있던 도급순위 51위의 중견 건설업체 S사를 전격 인수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재미동포 김모(54) 회장. 406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던 기업을 1년 만에 59억원의 흑자를 낸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고 73%라는 업계 최저 부채비율을 달성한 김 회장은 '선진 경영기법의 도입자'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귀재' 등으로 각광을 받았다.그러나 김씨의 명성은 채 2년도 안돼 물거품이 돼버렸다. S사 인수 한 달 전인 2001년 5월 페이퍼 컴퍼니인 A사를 설립한 김씨는 6월 초 D종금과 H은행으로부터 S사의 부동산과 정기예금을 담보로 총 670억원을 대출받아 S사 주식 66%를 사들였다. 즉 자기자본은 전혀 투입하지 않은 채 회사를 간단히 인수한 것이다.
김씨는 이어 S사의 모회사가 된 A사의 대출금 변제기일이 다가오자 같은 해 12월 유통이 불가능하고 실제가치도 액면가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자신 소유의 S사 정리채권 620억원과 주식 1,000여주를 담보로 S사가 상환기일도 없이 310억원을 모회사에 대여케 했다.
김씨는 이처럼 모회사인 A사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담보나 대여 형식으로 총 980억원을 자회사인 S사에 부담시켰다. 서울지검 남부지청 형사6부(송해은 부장검사)는 7일 김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혐의로 구속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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