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 철새와 텃새인 제비와 참새가 차츰 사라지고 있다.4월이면 봄소식과 함께 찾아오는 제비는 매년 숫자가 격감해 지역에 따라서는 제비 소식이 아예 없는 곳도 늘고 있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69개 관측소 중 27군데에서 지금까지 제비가 관측되지 않고 있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에는 4월 12일 첫 관측이 됐지만 올해는 아직 소식이 없다. 1990년대초만 해도 제비 관측이 되지 않은 곳이 한두 군데 불과했지만 2000년 6곳, 2001년 7곳, 지난해 9곳 등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제비 자체의 숫자도 크게 격감했다. 국립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제비의 서식밀도는 전국적인 조사가 시작된 2000년 100㏊당 37마리에서 2001년 30.5마리, 2002년 22.1마리로 40.3%나 줄어 들었다.
제비와 함께 우리 나라에서 가장 흔한 텃새인 참새도 해가 갈수록 크게 줄고 있다. 지난해 참새의 서식밀도는 100㏊당 120.2마리로 2000년 155마리에 비해 22.5%가 감소했고, 89년 425.7마리에 비해서는 거의 4분의 1로 줄어들었다.
이처럼 제비와 참새의 숫자가 줄어든 것은 농촌 주택 개량과 농약 사용, 농경지 감소 등이 주된 원인이다. 국립환경연구원 유병호 동물생태과 과장은 "제비와 참새의 번식 장소가 대개 초가집과 기와집의 지붕인데, 농촌 주택개량과 도시의 확장으로 살 곳이 줄고 있는데다 농약 사용 등으로 메뚜기, 딱정벌레 등 먹이자원도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림부에 따르면 전국 농경지 면적은 91년 209만여㏊에서 2001년 187만여㏊로 10% 이상 줄었고, 면적당 농약사용량은 같은 기간 15% 가량 늘었다. 유 과장은 "철새인 제비의 경우, 제비 자체의 수가 감소하고 있는지 아니면 북한 등 다른 지역으로 날아가는 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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