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본격적인 당권레이스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당권주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여권에 대한 이념공세에서 벗어나 모처럼 당의 변화와 개혁에 한 목소리를 냈다.7일 열린 충남 보령·서천지구당(위원장 김락기) 임시대회에서 참석한 서청원 최병렬 김덕룡 강재섭 김형오 이재오 의원 등 6명의 당권 후보들은 저마다 '한나라당의 환골탈태'를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처럼 이념공세에서 당의 개혁으로 당권 경쟁의 화두(話頭)가 옮겨간 데는 여권에 대한 이념공세가 당내 이념갈등으로 비화할 경우 결코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이날 김용환 의원으로부터 지구당위원장직을 물려 받은 김락기 의원이 노동운동가 출신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첫 발언자로 나선 서청원 대표는 "오늘 이 자리가 상징적으로 나타내주듯이 우리 당은 김용환 의장과 같은 조국근대화 세력과 (한국노총 부위원장 출신의) 김락기 의원과 같은 온건 개혁세력이 한데 모인 국민정당"이라며 "이것이 한나라당의 정체성"이라고 주장하면서 '중도통합론'을 내세웠다.
그 동안 이념공세의 최선봉에 섰던 최병렬 의원도 "17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당의 정책기능을 강화해 정책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이날 참석한 이남순 한국노총위원장을 향해 "내년 총선에서는 한나라당과 한국노총이 함께 손을 맞잡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김덕룡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우리 당이 패배한 이유는 '부자를 편드는 수구정당'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이제 개혁적인 분들, 젊은이들을 모을 수 있는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며 자신의 개혁성을 내세웠다. 김 의원은 또 이형기 시인의 '낙화'중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는 구절을 인용, 후배를 위해 용퇴한 김용환 의원을 추켜세우는 동시에 불출마선언을 번복한 서청원 대표도 비난하는 양수겸장을 노렸다.
강재섭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골프를 친 것을 언급하며 "그 사람이 무슨 서민 대통령이냐"고 비난하고 "우리 당은 다음 총선에서 (김락기 의원 같은)노동계 출신의 많은 입후보자들을 내세워 진정으로 서민을 대표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형오 의원과 이재오 의원도 각각 '몸통 교체론'과 '깜짝 놀랄 새 인물론'을 내세우며 "당의 변화와 개혁을 선도하겠다"고 가세했다.
/보령=김기철기자 kim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