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이든 기악이든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에게 연습은 필수이다. 바이올린의 귀재라는 파가니니도 어린 시절 매일 거의 하루 종일 바이올린을 연습했다는 기록이 있고, 독일 속담에는 ‘연습이 대가를 만든다’는 말까지있다.악기 연습 때 가장 큰 애로사항은 이웃에 전달되는 소리이다. 소음제어공학에서는 소음을 ‘원하지 않는 소리’라고 정의하고 있어서 아무리 아름다운 소프라노 목소리나 피아노 소리도 이웃의 듣는 사람이 원하지 않을때에는 ‘소음’이 된다. 이 때문에 연습 때 이웃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소위 ‘방음 공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
흔히 방음 공사라고 해서 벽에 스틸로폼이나 스폰지를 붙이거나, 달걀판,종이컵 등을 붙이기도 한다. 또는 평범한 나무 문짝 표면에 스폰지를 붙인후 인조가죽을 씌운 ‘눈을 위한’ 방음문도 만든다.
방음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소리를 흡수하는, 즉 흡음을 통한 방음이고 다른 하나는 소리를 차폐하는, 즉 차음을 통한 방음이다. 보통의 경우 흡음을 통한 방음은 그림 (나)에서 70㏈의 소음이 67㏈로 3㏈ 줄어든것처럼 그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이에 비해 그림 (다)에서처럼 12㎜ 합판으로 방을 밀폐해 차음을 이용한방음을 한 경우, 방 내부의 소음은 78㏈로 늘었으나 외부의 소음은 50㏈로크게 감소하였다.
이때 차음의 성능은 차폐하는 벽의 단위 면적당 질량이 클수록 좋아진다. 쉽게 말해 무거운 물체로 차폐하면 소리가 적게 새나간다.
따라서 창문이나 문, 경량 칸막이 등이 두꺼운 시멘트나 벽돌 벽에 비해소리에 대해 약하다. 물론 그림 (라)의 경우처럼 흡음과 차음을 병용하면방음 효과는 더욱 커지게 된다.
그러나 음악 연습실의 경우 흡음을 통한 방음은 바람직하지 않다. 앞에서언급했듯 방음 효과도 크지 않을 뿐더러 연습실 내부의 잔향 시간이 너무짧아져 연주ㆍ연습하는 소리가 아름답지 못한 빈약한 소리로 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야 연습하는 사람이 흥이 나지 않는다. 필자는 연습실의 과도한 흡음 처리로 연습의 흥미를 잃어 음악의 길을 아예 포기한 사람도 본 적이 있다.
성굉모 서울대 전기컴퓨터 공학부 교수(음향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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