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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살면서]아이가 즐거운 몬트리올 교육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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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살면서]아이가 즐거운 몬트리올 교육 환경

입력
2003.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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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가든 영어, 불어 두 가지 언어가 같이 들려오는 캐나다 몬트리올. 과연 여기서 살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시작한 이민 생활이 어느덧 일 년이 넘었다.솔직히 한국에서는 아이들을 교육시킬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각종 학원, 어학연수, 조기 유학 등을 시켜가며 경제적 타격과 스트레스를 받느니 이민이 보다 나은 길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공부는 본인하기 나름이라는 말도 이제는 아득한 옛 말이다.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은 부모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몬트리올은 아이들의 천국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어디를 가나 어린이가 최우선이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와 공원이 많다. 여름 수영장, 겨울 눈썰매장은 입장료 없이 즐길 수 있다. 이곳 한국 아줌마들은 놀러 다니는 데 돈을 쓸 일이 없다고도 말한다.

공원에도 스키장에도 비싼 레스토랑 대신 사람들이 가지고 온 스낵과 도시락을 편안하게 먹을 수 있도록 테이블과 의자가 구비되어 있다. 공원에서 자리를 펴고 가져온 도시락을 먹는 것은 흔한 풍경이고 아이들은 자전거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거나 놀이터에서 논다. 어른들 역시 배드민턴을 치거나 담소를 나누며 주말의 한가함을 즐긴다. 겨울에 집 근처 10여분 거리의 눈썰매장에 가보면 갓난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채 스케이트를 즐기는 엄마들과 70세가 넘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을 꼭 잡고 함께 스케이트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나 역시 지난 겨울 언니와 우리 아이들과 눈썰매를 실컷 탄 뒤 가지고 간 도시락과 따뜻한 커피를 전망 좋은 휴게실에서 먹으면서 우리나라 스키장의 비싼 물가에 대해 말하곤 했다.

이곳의 초등교육은 놀이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한다. 내 유학시절 외국 학생들과의 차이를 느끼면서 '만약 좀 더 일찍 서구식 교육을 접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했었다. 당시 우리나라 언어 교육에 대한 문제점 역시 절실히 느꼈다. 잘 알려진 대로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교육은 주로 기존 지식을 주입식으로 수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곳의 교육은 다르다. 지금까지의 지식은 하나의 자료일 뿐, 각자의 생각과 주장을 논리적으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한국계 학생들이 아무리 자료를 잘 정리해 가도 교사가 점수를 잘 주지 않는 것은 거기에 자기 생각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게 하고 싶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자 결심한 이민결정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직 좋고 나쁨을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단지 오늘도 내일을 계획하면서 하루를 정리하고 아이 유치원에서 날아온 영문 편지를 해석하고 있다.

이 경 희 캐나다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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