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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맞아 살펴본 노인건강 관리/40분이상 운동은 혈압·혈당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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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맞아 살펴본 노인건강 관리/40분이상 운동은 혈압·혈당 낮춰

입력
2003.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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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7%를 넘어서는 등 고령화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건강한 노년을 유지하는 것이 화두. 8일 어버이날을 맞아 노인에게 많은 질환을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고혈압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은 고혈압 환자이다. 고령 고혈압 환자일수록 뇌혈관질환, 허혈성 심장질환, 심부전 등 여러 질병을 함께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거꾸로 혈압을 잘 관리하면 치명적 질병을 막을 수 있다는 뜻. 외국 보고에 의하면 고령자가 혈압을 잘 조절하면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18%, 뇌졸중은 30% 감소한다.

먼저 나이가 들수록 '염분 감수성 고혈압'이 증가하므로 싱겁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권장량보다 많은 15∼20g의 소금을 매일 섭취하는데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한다. 하루 10.5g의 소금을 섭취하던 사람이 이를 반으로 줄이면 최고 혈압이 평균 4∼6㎜Hg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동물성 지방, 당분의 섭취도 제한해야 하며 대신 단백질과 신선한 야채를 충분히 먹는 것이 좋다. 과일 야채에 많은 비타민B, C와 섬유질은 변비를 예방하고, 나트륨 배설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규칙적 운동은 혈압을 낮추고 심폐기능과 고지혈증을 개선시키며 체중을 줄이는 등 효과가 만점이다. 단 고혈압 환자가 추운 날씨에 운동을 하고 냉수마찰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노인에겐 최고 혈압은 높고 최저 혈압은 떨어지는 수축기 고혈압이 많은데 이 경우 혈압약 복용에 보다 주의해야 한다. 최저 혈압이 65㎜Hg 미만으로 떨어지면 뇌졸중 위험이 높다. 최저 혈압을 과도하게 낮추지 않도록 한다.

● 노인 운동법

한번에 40분 이상의 꾸준한 운동은 혈압과 혈당을 낮추고 뼈를 튼튼하게 하며 면역기능을 높인다. 즉 노인에게 많은 고혈압, 당뇨, 골다공증, 감염질환 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두루 좋은 명약인 셈.

노인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 흔히 준비운동이라고 하면 관절을 유연하게 풀어주는 체조, 스트레치 운동을 생각하는데 노인에게 더 중요한 것은 심폐기능의 준비운동이다. 즉 일어나서 천천히 걷고 팔도 움직이다가 점차 빠르게 걷는 식으로 5∼8분간 서서히 자율신경계를 적응시키고 몸을 덥혀야 한다. 심박동 수가 어느 정도 빨라지면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한다. 마무리운동도 중요하다. 운동으로 사망하는 노인의 경우 80%가 운동을 잘 하고 난 뒤 사망한다. 역시 5∼8분간 운동을 서서히 줄여가면서 교감신경계를 정상상태로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

체력에 따라 등산, 자전거타기, 줄넘기, 에어로빅, 수영 등을 모두 할 수 있지만 딱히 운동을 해 본 적이 없다면 걷기가 가장 적당하다. 하루 40분씩 보폭이 큰 걸음을 팔을 앞뒤로 크게 흔들면서 걷는다.

관절염으로 무릎이 아픈 경우 관절엔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근육은 강화시키는 운동이 필요하다. 아픈 것을 참고 계단을 오르내리라는 뜻은 아니지만 노인의 경우 아예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을 보호해야 할 근육이 줄어든 채 다시 생기지 않아 평생 장애로 남는다. 수영장 물 속에서 걷기, 누워서 다리로 무거운 것을 들어올리는 운동 등이 적당하다. 이런 운동을 8주정도 계속하면 근육이 튼튼해져 걷기운동도 가능해진다.

● 노인 우울증

은퇴한 뒤 허전하고, 경제적으로 어렵다. 배우자나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을 보면서 두려움도 크고 외롭다. 집중력 기억력이 예전같지 않고 어딘가 자꾸 아프다…. 이러한 경험으로 노인들에겐 우울증이 잘 나타난다. 만성질환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아 우울증으로 발전하거나 치료제가 우울증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또 허혈성 뇌졸중이 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우울증이 생기면 또 자꾸 뭔가를 잊고, 잠이 안 오고, 의심이 많아지고, 입맛이 없거나 소화가 잘 안 되기도 한다. 소화불량이나 치매 등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는 일도 많다. 병원에선 별 문제가 없다고 해 주변에서 '노인네 꾀병'으로 여기기 십상이다. 그러나 노인 우울증은 젊은 우울증 환자보다 더 위험하다. 자살, 자해 시도가 더 많고 치료도 잘 안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종합검진을 받으면서 한번쯤 정신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도 좋다. 치료받아야 할 다른 신체질환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필요한 경우 우울증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재취업, 자원봉사, 종교생활, 복지관 등을 이용한 평생교육과 취미생활 등을 적극적으로 찾고 활동하는 것이 좋다. 가족들은 노인들이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배려해야 한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도움말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강석민 교수·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을지대병원 정신과 정범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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