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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으로 다시보는 '살인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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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으로 다시보는 '살인의 추억'

입력
2003.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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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살인의 추억’을 봤으면 이젠 ‘날 보러와요’라고만 말하기에는이 연극이 아깝다. 5월8일부터 6월 12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되는 연극 ‘날 보러와요’는 영화 ‘살인의 추억’의 모태가 된 작품이다.단순히 작품 소재를 제공해 준 것만이 아니라 1996년 김광림 작ㆍ연출로초연돼 객석 점유율 90%라는 기록을 세웠고, 같은 해 서울연극제 대상과백상예술대상 희곡상 등을 수상하는 등 흥행성과 작품성 양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이 탄탄한 시나리오는 바로 영화계로 팔렸고 몇 년을 기다린 끝에 봉준호 감독의 손을 거쳐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 연극은 최초로 대학로와 충무로가 공동 마케팅에 나선 작품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살인의 추억’을 만든 싸이더스의 차승재 대표가 연극 제작비 약 2억원 중 절반 가량을 투자했다. 뮤지컬을 제외한 순수 연극에서 이만한 투자는 드물다. 그러나 연극과 영화가 같을 수는 없다. 그리고 같아서는 공동 마케팅에 나서는 의미도 없다.

“영화와 연극은 소재와 배경만 같지 사실상 다른 작품입니다.” ‘날 보러와요’의 기획사인 악어컴퍼니 조행덕 대표의 말이다. 연극무대에서는비가 내릴 수도 없고,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며 분위기를 내는 클로즈업화면을 찍을 수도 없다. 대신 무대에는 배우와 관객 사이에 직접 전달되는생동감이 있다.

영화에서는 한 용의자 역할을 맡았지만 연극에서는 1인 4역으로 용의자 4명의 역할을 하는 류태호씨는 “영화에서는 많은 역할 중 하나였지만 여기서는 내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150명에 가까운 배우들이 등장하는 영화에 비해 10명이 되지 않는 배우들이 모든 것을 소화해야 하는 연극은 자신 있는 배우에게는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준다.

초연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최용민, 권해효, 유연수, 류태호씨 외에 정철민, 정석용, 황석정, 서나영 등 독특한 개성을 가진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출연한다.

다양한 개성의 배우들이 어우러지면서 송강호와 김상경이 맡은 두 형사의갈등이 중심이 되는 영화에 비해 연극은 수사과정에서 벌어지는 여러 애환과 용의자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여기에 배우들의 애드립이 첨가된다.

한 지방지 여기자의 명함을 받아 든 형사 역을 맡은 권해효가 “삐끼용말고 제대로 된 명함 좀 준비해 봐”라며 너스레를 떨고 최용민은 대사를실수하고는 “나이가 들었더니 치매인가”라며 능청스럽게 넘어간다. 연습장면을 들여다 보면 약간 어두운 색깔의 영화에 비해 훨씬 밝고 경쾌한 재미가 눈에 띈다.

참고로 연극에서는 사건 기자와 경찰과의 에피소드도 많은데 기자가 경찰에게 막말을 하거나 몰래 서랍을 뒤지고 ‘작문 기사’를 쓰는 장면은 구식 라디오와 타자기가 형사 책상 위에 놓였던 80년대의 이야기지 요즘은많이 달라졌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공연문의 (02)764_8760

홍석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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