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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名水] 진안의 풍혈냉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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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名水] 진안의 풍혈냉천

입력
2003.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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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진안은 신비로운 고장이다. 진안의 영산인 마이산만 봐도 그렇다. 어떻게 산의 모습이 그렇게 생겼을까. 진짜 말의 두 귀처럼 삐죽하게 하늘로 솟았다. 그 마이산 자락에는 또 하나의 신비가 있다. 탑사이다. 돌을 쌓아서 만들었다. 한 사람이 만들어 놓은 것이다. 탑은 견고하게 생긴 것도 있지만 약하게 보이는 것도 있다. 비바람이 거세게 일면 흔들리기는 하지만 절대 무너지지는 않는다고 한다.그리고 탑사에는 역고드름이 언다. 거꾸로 어는 고드름이다. 그릇에 물을 담아놓으면 마치 새싹이 나듯이 하늘을 향해 고드름이 맺힌다. 아직 비밀을 풀지 못했다.

그런 진안에 또 하나의 신비가 있다. 대두산 자락의 풍혈냉천이다. 말 그대로 '바람이 나오는 구멍과 찬 물'이다. 검은 바위 곳곳의 틈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오고 옆에서는 찬 석간수가 솟는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설명은 여러가지이다. 두 가지만 들면. 지각이 움직이면서 땅거죽이 엇갈려 틈이 생기고 그 사이에 겨울의 눈이 쌓인다. 깊은 골에 갇힌 눈은 여름까지 녹지 않았다가 바람과 물을 만나 찬기운을 내뿜는다고 한다. 두번째는 성긴 바위를 지나는 바람이 순간적으로 단열팽창해 급속히 냉각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밀양의 얼음골, 의성의 빙혈 등 이와 비슷한 곳이 전국에 모두 5곳이 있다.

풍혈냉천이 발견된 때는 1780년대로 알려져 있다. 인근의 주민만 알고 지내다가 본격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이 물이 바로 명의 허준이 약을 짓던 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이다. 항상 섭씨 4도를 유지하는 냉천의 물은 일단 물맛이 좋다. 특히 이 물에 목욕을 하면 피부병과 무좀이 치료되고 장복하면 위장병에도 효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풍혈은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다가가면 마치 냉장고의 문을 연 것처럼 갑작스러운 한기를 느낀다. 이 지역 주민들은 냉장고를 애용하지 않는다. 찬바람을 가두어두고 음식이나 물건을 저장한다. 한여름에 가면 바위 사이에 김치통, 수박, 음료수 등을 끼워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찬바람과 찬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온천도 있다. 또 신기하다. 지금 온천을 중심으로 거대한 관광지를 조성하는 공사가 진행중이다.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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