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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먹는 日 월드컵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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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먹는 日 월드컵경기장

입력
2003.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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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 월드컵을 유치했던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이 늘어나는 경기장 운영 적자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5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10개 월드컵 경기장 중 8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 운영이 확실해 연간 적자 총액이 25억 엔(약 2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장 입장 수입이나 임대료 등 이용 수익은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막대한 유지·관리비만 지출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연간 예상 적자 규모는 요코하마(橫浜)국제종합경기장이 5억3,800만 엔, 사이타마(埼玉)경기장 4억8,000만 엔, 시즈오카(靜岡)경기장 4억1,800만 엔 등이다. 삿포로(札幌)경기장과 고베(神戶)경기장 두 곳만이 간신히 적자를 면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인 흑자 활용 대책은 없는 상태다.

수도권에 있는 사이타마 경기장의 지난해 연간 개장 일수가 프로축구 J리그 경기 일수를 포함시켜도 36일에 불과한 것에서도 놀리고만 있는 경기장들의 실태가 단적으로 드러난다.

일본 지자체들이 10개 월드컵 경기장 건설·개축 비용으로 대회 전에 지출한 총액은 2,983억 엔에 이른다. 이중 2,039억 엔이 지방채를 발행해 조달한 빚이다. 상환 만기는 각 지자체별로 2011∼2033년이지만 이 상태로는 경기장 운영 수익으로 얼마나 상환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

특히 이 지방채는 중앙 정부가 원리금 상환분의 30∼55%를 지방교부세로 각 지자체에 돌려주는 것으로 돼 있어 지자체의 재정 압박 요인일 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에 부담이 전가되는 빚더미인 셈이다.

각 지자체는 경기장 운영을 민간 관리회사에 위탁하거나 인기 그룹사운드의 콘서트를 유치하거나 야외 결혼식장으로 대여해 수익을 내는 방안 등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경기장 이름을 기업에 팔아 기업 이름을 붙여주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으나 불황이라 선뜻 나서는 곳이 없다.

더구나 이처럼 이용도를 높이는 방안도 한정된 수요를 놓고 10개 경기장이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의 적자를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아예 경기장을 헐어버리고 그 자리에 쇼핑몰 등 이용도가 높고 돈이 될 만한 시설을 짓는 편이 낫다는 과격한 주장도 나오고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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