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인 서울 관악구 신림7동 '난곡(蘭谷)'의 어린이 쉼터인 '난곡 사랑방'이 후원업체의 지원 중단으로 폐쇄 위기에 처했다. 신림7동은 지난해 말 판자촌이 밀집해 있던 1구역이 철거되고 재개발이 시작됐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이 멀리 떠나지 못하고 같은 신림7동 내 7구역이나 국회단지로 이주해 아직도 '난곡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다.이 때문에 신림7동 버스 101-1 종점 인근에 자리한 이 난곡 사랑방은 가난의 멍에를 벗지 못하고 있는 이곳 어린이들의 유일한 쉼터로 사랑을 받아 왔다. 40여평 규모에 컴퓨터 6대와 놀이방 등이 갖춰진 이곳엔 하루 40∼50명씩의 어린이들이 찾아 위안을 받던 곳이었다. 방학 때면 컴퓨터·미술·십자수 교실이 열리고 난곡주민 도서실도 함께 운영돼 어린이뿐 아니라 중학생은 물론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 노릇을 톡톡히 해 왔다.
이 곳은 컴팩코리아가 2000년 4월 보증금 5,000만원에 월 200만원씩 운영비를 지원해 유지돼 왔다. 하지만 올 초 컴팩코리아를 인수한 휴렛팩커드측이 "합병 이후 인원감축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어 사정은 안타깝지만 더 이상 후원이 힘들다"며 올 7월부터 운영비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연말까진 보증금도 찾아가기로 하면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사랑방의 자원봉사자 신주연(29)씨는 "이 곳 주민들은 대개 일용 노동이나 파출부 일을 하는 맞벌이가 많아 아이들을 돌볼 시간이 없다"며 "이 아이들이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생각하면 눈 앞이 캄캄하다"고 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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