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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의 새 키워드는 "문화"

입력
2003.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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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새 '키 워드'로 등장했다. 노 대통령은 각종 공식 행사에서 새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 작업을 '문화의 변화'로 설명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국내문제 뿐 아니라 대북협상에서도 이 개념이 적용됐다.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제10차 남북 장관급회담 결과를 보고 받는 자리에서 "남북 관계에 있어 국민 감정을 상하는 일이 없도록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남북간 '회담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이종석(李鍾奭) 사무차장은 "우리쪽에서 북측에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새로운 회담 문화의 형성을 강력히 촉구했고 북측도 일정하게 이해를 표시했다"고 말해 이를 부각시켰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법조계 인사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앞으로 '법조 문화'가 바뀔 것이란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새 노사관계도 '노사 문화'의 변화로 설명한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무역진흥확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노동자와 기업이 열린 자세로 새로운 노사 문화를 열어 나가는데 힘써 달라"고 당부했고 1일 MBC―TV '100분 토론'에서는 "관계 장관들에게 새로운 노사 문화의 틀을 만들기 위한 전략적 로드맵을 만들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국무회의에서는 "모든 영역에서 '정보화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해 노 대통령을 상징하는 가장 핵심적인 단어는 '토론'이었다. 노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 마다 '토론 문화'의 정착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념·노선, 가치관 등에서의 노 대통령과의 동질성을 뜻하는 '코드가 맞는다'는 표현도 자주 입에 오르내렸다.

노 대통령이 문화를 강조하고 나선 것과 관련해선 "대선 후보시절부터 자신의 비전을 문화의 변화로 규정했다"는 얘기와 함께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정책의 성공 보다는 긴 호흡으로 새 정부의 개혁작업을 지켜 봐 달라는 뜻일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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