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을 승리로 이끈 토미 프랭크스(57·사진) 미국 중부사령관(육군 대장)이 3일 본국으로 조용히 돌아왔다. 3월 초 전쟁 준비를 위해 카타르에 차린 야전사령부로 떠난 지 약 2개월 만이다.그의 귀국은 미국 언론들도 뒤늦게 알아챌 만큼 소리 없이 진행됐다.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항공모함에서 종전 선언을 한 다음날인 2일 카타르를 떠나 3일 플로리다주 탬파의 중부사령부에 도착했다. 탬파의 맥딜 공군기지에는 아내를 비롯한 가족 몇 명만이 마중나왔을 뿐, 승전 퍼레이드나 환영 행사도 없었다.
이는 평소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는 과묵한 성품 탓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국이 이라크전 승리를 드러내놓고 축하하기 곤란한 고민과도 관련이 있다. 미국은 이라크전이 과거 전쟁과는 달리 앞으로 계속될 테러와의 전쟁의 일환으로 치러졌고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조용한 행보와는 달리, 벌써부터 프랭크스 사령관의 앞으로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는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승리에 이어 이번 전쟁에서도 당초의 우려를 뒤엎고 완벽한 승리를 일궈냈다. 현재 그의 인기는 1991년 걸프전의 영웅인 노먼 슈워츠코프 대장 못지 않다. 프랭크스는 걸프전 당시 병참 지원 사령관으로 슈워츠코프 대장을 도왔다.
부시 대통령은 종전 선언에 앞서 "프랭크스 사령관이 전쟁이 끝났다고 하면 전쟁은 끝나는 것"이라고 말해 강한 신임을 나타낸 바 있다. 이번의 조용한 귀국도 오히려 그에 대한 미국민의 신뢰를 강하게 했다.
조만간 중부사령관 임기를 마치는 프랭크스 대장은 올 여름 은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6월 은퇴 예정인 에릭 신세키 육군 참모총장 후임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부시 대통령과 같은 46년생인 프랭크스 사령관은 포병 장교 출신 베트남 참전 용사로 94년 주한미군 사령부 작전참모부장, 95∼97년 의정부 미 2사단장을 지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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