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이라크의 달라진 환경에 가장 큰 혼란을 느끼는 계층은 어린이들이다.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초등학생들은 수업 시작 전 "지도자 사담 후세인을 위하여"를 기계처럼 일어나 외치곤 했다. 유치원에 들어가면서부터 몸에 밴 규율이자 습관이다.
바그다드가 함락된 지 한 달이 다 된 지금 초등학교 교사들은 아직도 어린 학생들에게서 이 습관을 없애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바그다드 엘 아지야 초등학교의 유시프 이브라힘 교장은 요즘 수업하기 전 후세인에게 인사하기 위해 일어서는 학생들에게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으니 앉아요"라는 말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교실 벽에 걸려 있는 후세인 초상화를 없애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미군의 존재와 반미 시위가 공존하는 혼란스러운 환경에 학생들이 적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전쟁의 참상을 목격한 충격으로 정신적 혼란을 느끼는 학생도 많다. 대부분이 자기 동네가 폭격으로 무너졌다든가 가족들의 처참한 죽음을 직접 목격한 경우 등이다. 사담 소아병원의 의사 셰하브 아메드씨는 "전쟁의 정신적 충격으로 걷지 못하고 말도 못하는 아이들이 많지만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는 어렵다"며 "이런 어린이들을 위한 전용 시설도 없어 그냥 돌려보낸다"고 말했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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