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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대감과 마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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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대감과 마누라

입력
2003.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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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평쯤 어느 길을 가다 보니 '성대감'이라는 '가든' 간판이 보인다. 대감이 부엌에서 밥을 차려낸다는 뜻인가. 아니면 오는 사람들마다 대감처럼 대접한다는 의미일까. 후자로 해석하고 싶지만 앞에 붙은 '성'이라는 성(姓) 때문에 잘 안 된다.손님이 보아서 매력적인 이름을 짓는 게 아니라 식당 주인의 자존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지은 이름 같다.

대감은 정2품 이상의 지위에 오른 사람을 칭하는 말이다. 곧 정승, 판서가 여기에 해당한다. 대감 아래 직급인 종2품과 정3품 이상의 벼슬을 한 사람은 영감이다. 요즘에는 검사나 판사를 그렇게 부른다고 하는데 판검사의 직급이 정3품씩이나 될 리가 없다. 법원장이나 검사장이면 몰라도.

영감 하면 반사적으로 생각나는 것이 '마누라'다. 마누라는 원래 '마노라'인데 '노비가 상전을 부르는 칭호', 또는 '임금이나 왕후를 가장 높이는 칭호'로 사용됐다고 한다. 그러니 마누라는 1품, 2품 같은 품계를 초월한 존재다. 사실 이 '마누라'가 '성대감 가든'의 밥맛과 성공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리라.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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