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신문 한국일보가 이번 어린이날을 계기로 '담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지면에서 흡연사진을 추방하고 각계각층 사람들의 금연 성공기 등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며, 올 한 해 금연 캠페인을 펼치게 된다. 이 캠페인에는 한국금연운동협의회와 대한암협회, 대한의사협회 등 국민건강을 지키는 단체들이 대거 동참함으로써, 금연운동의 절실성을 웅변하고 있다. 이제 '전쟁'이란 말을 불사할 정도로 담배는 '공공의 적'이 되어 있다.흡연자도 담배의 해악을 안다. 다만 금연이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건강상 금연의 절실성을 피부로 못 느끼거나, 의지가 약하거나, 담배회사들이 심어놓은 '담배는 마약이 아니라 기호품'이라는 허상에서 위안을 찾기 때문이다. 정부의 금연정책도 적극적이지 못했다. 97년 당시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담배를 마약으로 규정하고 '마약과 전쟁'을 선포했다. 이에 비해 우리는 얼마 전까지도 담배가 정부의 전매사업이었다.
세계보건기구는 세계성인의 33%인 11억명이 흡연인구이며, 2030년까지 연간 1,000만명 이상이 흡연 때문에 사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40여 종의 발암물질이 들어 있는 담배는 국내에서 해마다 4만여명의 생명을 앗아간다. 우리 성인남성 흡연율은 부끄럽게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다. 2001년의 69.9%에서 이듬해 60.5%로 감소한 사실은 희망을 준다. 그러나 청소년 흡연율은 날카롭게 증가하고 있어, 모방흡연을 막는 일이 더 시급해졌다. 코미디언 이주일씨는 담배로 인한 폐암으로 지난해 8월 타계했다. 한국일보에 회고록을 연재한 그가 금연 캠페인을 벌여 담배판매량이 한때 3분의 1 수준으로 격감하기도 했다. 금연은 개인의 의지와 사회의 협력이 합쳐질 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모두의 동참으로 "담배, 그거 독약입니다"라던 이주일씨의 호소를 살려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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