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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혼돈·아픔이 공존… 이라크는 지금/넋 잃은 이산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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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혼돈·아픔이 공존… 이라크는 지금/넋 잃은 이산가족

입력
2003.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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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과 공포 속에서 전쟁을 겪은 이라크인들은 요즘 실종 가족을 찾기 위한 또 하나의 힘겨운 전쟁을 치르고 있다.전쟁 와중에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실종자들은 적게는 수십만 명, 1991년 걸프전과 시아파 폭동 등으로 인한 것까지 포함하면 수백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미군에 포로로 잡혀 갔다" "사담 후세인 정부의 비밀공작 임무를 받고 종적을 감췄다"는 등 소문은 무성하나 어느 것 하나 확인된 것은 없다.

미군은 남부 도시에 수용한 포로 7,000여 명 가운데 상당수를 석방했으나 아직 2,000여 명을 억류하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전쟁이 끝남과 동시에 포로를 석방해야 하는 제네바 협정을 미국이 위반하고 있다"며 남은 포로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2일에는 바그다드 적십자 건물 앞에 실종자 신고를 하기 위해 온 군중들이 구름처럼 모였다. 몇 시간씩 줄서 기다리던 이들은 실종 가족의 신분증과 사진 등을 들고 적십자 요원들에게 눈물로 가족의 안위를 물었다.

3일에는 바그다드 남쪽 바빌론에서 35구의 시신이 묻힌 대규모 무덤구덩이가 발견됐다. 이들은 91년 걸프전 이후 후세인 정권에 맞서 봉기했다가 처형당한 사람들인 것으로 미군은 추정하고 있다.

/바그다드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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