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는 4일 청와대 참모진 및 장관 10명과 골프를 쳤다. 이날 골프는 노 대통령이 제안해 성사된 것이며, 청남대에서 여·야 대표들과 골프회동을 한 이후 두 번째로 친 골프다.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지난 달 30일 대통령과 참모진이 TV토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골프가 국세청 인정 접대비에서 빠진 것이 예상질문으로 거론돼 화제에 올랐다"며 "당시 '참여정부에서도 골프금지령이 유지되는 것처럼 공무원이 느끼고 있다'는 말이 나오자 대통령은 '그래요? 그럼 우리가 먼저 골프를 하죠'라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해성 홍보수석은 "돈 있는 사람이 골프를 치며 소비를 해야 경기가 살아난다는 지적에 따라 주변에서 대통령이 먼저 골프 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문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대통령의 허리에 대한 염려도 있는데 건강한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설명과는 달리 이날 골프모임의 취재 및 사진촬영이 일절 허용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청와대측은 사진이 공개 됐을 때의 국민반응을 염려해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골프는 서울 태릉골프장에서 오전 5시30분부터 5시간 동안 이뤄졌고 노 대통령은 17번 홀에서는 난생 처음 버디를 하면서 94타로 마무리했고, 권 여사도 버디 1개를 포함해 96타를 쳤다고 이 홍보수석이 전했다. 김진표 경제부총리는 85타를 쳐, 최저타를 기록했다.
노 대통령 내외는 김화중 복지부장관, 김세옥 경호실장과 한 팀을 이뤘고 유인태 정무수석, 권오규 정책수석, 김 부총리, 이 홍보수석, 조윤제 경제보좌관, 김희상 국방보좌관, 반기문 외교보좌관, 김태유 정보과학기술 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골프를 치지 않는 문희상 비서실장, 문재인 민정수석, 정찬용 인사보좌관은 참석하지 않았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한나라당은 4일 대통령의 골프 모임을 겨냥, "경제 위기의 근본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골프 모임 자체보다도 "부유층이 골프도 쳐야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로 한 것"이라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한 고위당직자는 "골프장이 이미 초만원인데 골프를 해야 경제에 도움이 된다니 무슨 소리냐"고 말했다.박종희 대변인은 "대통령의 건강(허리 디스크)이 호전된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경제현장에서 국정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옳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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