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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열기" 속으로

입력
2003.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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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2004년 대선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라크 전의 승세를 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경제 문제에 눈을 돌리면서 재선고지를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고, 민주당은 3일 첫 후보 합동 토론회를 열어 백악관 탈환을 위한 대항마 찾기에 나섰다.이날 밤 9시부터 90분 동안 사우스 캐롤라이나대 강당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민주당 후보 9명은 이라크 전쟁과 건강보험 등 국내 현안을 두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2004년 예비선거 9개월 전, 대통령 선거 18개월 전에 시작된 열린 이번 토론회는 부시의 인기에 가린 민주당 후보들의 절박한 위기의식을 반영했다. 미국의 언론들은 이라크 전 개시 후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진 이들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붙잡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미 선거사상 가장 이른 시점에 토론회장에 모였다고 보도했다.

토론에서는 전쟁 지지와 안보관을 두고 후보들간에 서로 물고 물리는 난타전이 전개됐다. 지난 대선 때 앨 고어 후보의 러닝 메이트였던 조셉 리버맨(코네티컷) 상원의원은 전쟁을 반대한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를 몰아붙였으며, 이라크전 지지에 대한 존 케리(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의 모호한 태도를 공격했다. 특히 케리 의원과 딘 전 주지사간에 전쟁의 입장차를 두고 격한 말들이 오가자 후보 중 한명인 알 샤프턴 목사가 "민주당을 상처 낼 뿐"이라며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의 감세안을 폐지하고 그 재원을 건강보험 확대에 충당하자는 리처드 게파트(미주리) 하원 의원의 제안에 대해 존 에드워즈(노스 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기업가를 위한 안"이라며 반대, 열띤 공방이 벌어졌다.

현재로서는 민주당의 어느 후보도 부시 대통령의 압도적 지지세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시 대 리버맨은 61%대 34%, 부시 대 게파트는 60%대 35%, 부시 대 케리는 60% 대 34%의 지지율 격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특정 후보의 이름을 거명하지 않고 민주당 후보 지명자와 부시가 겨뤘을 때의 예상 지지도에서도 부시가 53%대 40%로 앞섰다.

부시 대통령은 1일 이라크 전의 사실상 종전을 선언한 지 하루 만인 2일 캘리포니아 북부 실리콘 밸리의 방위계약업체를 찾아 자신의 감세 계획안을 서둘러 통과해줄 것을 의회에 촉구하는 등 경제 챙기기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의 언론들은 현 상황에서는 부시가 민주당 후보에 비해 압도적 지지를 이어가고 있지만 경제 문제가 본격적인 현안으로 대두할 경우 리드를 장담할 수만은 없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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