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부산·경남)에 이어 TK(대구·경북)지역에서도 현역 의원을 대거 물갈이해야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한나라당에 비상이 걸렸다. TK지역은 27개 지역구 모두 한나라당이 독식하고 있는데다 지난 대선에서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게 70%가 넘는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그러나 최근 대구에서 발행되는 '매일신문'이 에이스리서치에 의뢰, 이 지역 남녀 유권자 1,0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결과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의원을 다른 인물로 교체하겠다'는 응답이 69.1%에 달했다. 정치권 세대교체에 대해서도 74.6%가 공감을 표시했다. 반면 '현 의원을 재신임하겠다'는 대답은 14.2%에 불과했다. 또 '현역 의원이 의정활동을 잘 못하고 있다'는 반응이 23%로 '잘하고 있다' (15.8%)보다 많았다.
당 지지도는 한나라당 36%, 민주당 11.5%로서 순서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한나라당 지지율이 지난해 11월 말에 비해 11.3% 포인트나 떨어진 대신 '지지 정당이 없다'는 응답이 49.9%로 10.6%포인트 늘어나 대선 이후 기류변화를 알게 했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응답자의 46.3%가 '차기 총선에서 현 의원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답한 지난 3월 부산 MBC의 PK지역 여론조사에 이어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권에 동요가 일고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TK 출신 한나라당 의원도 이상징후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한 재선의원은 "표를 몰아준 한나라당의 연속된 대선 패배에 따른 허탈감에다 최근 대구 지하철 참사 유족에 대한 피해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한 원망이 상승 작용을 일으킨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중진은 "공천이 현역 위주로 갈 경우 한나라당에서 이탈한 지지층이 무소속이나 영남에 공을 들이고 있는 민주당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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