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극장을 찾지 않던 30대 관객이 영화 '살인의 추억'(감독 봉준호)의 흥행 돌풍을 이끌어 화제가 되고 있다.화성 연쇄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은 주요 관객층인 10대 후반∼20대 초반의 관객이 아직 제대로 극장을 찾지 않은 상태에서 '넥타이 부대'를 비롯한 30대 관객의 호응으로 흥행 선두를 달리고 있다. 4월25일 개봉된 이 영화는 8일 만인 2일 관객 100만명을 돌파한데 이어 4일까지 130만명의 관객을 동원, 비수기 극장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의 신승근 홍보부장은 "중간고사 기간이어서 고교생과 대학생이 아직 극장을 찾지 않는데 비해 화성 연쇄 살인사건을 기억하고 있는 30대의 관람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들은 반복 관람하는 경우도 많아 주말 80%, 평일 60%의 높은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례적인 관객 동원에 힘입어 개봉 첫 주 전국 167개였던 스크린은 1일부터 197개로 늘어났다. 10대 후반∼20대 초반 관객이 극장가를 본격적으로 찾을 5월 중순부터 관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제작사인 싸이더스의 노종윤 이사는 "영화 상영 시간이 2시간11분으로 다른 영화에 비해 30분가량 길어 하루 5회 상영이 한계인데도 이 정도의 관객을 동원해 놀라고 있다"며 "그동안 조폭 소재 영화나 코미디 영화에 식상한 관객이 완성도 높은 드라마에 매력을 느낀 것"이라고 분석했다. 잘 만든 영화라는 입 소문이 퍼지면서 극장을 자주 찾지 않던 30대 관객이 줄을 잇고 있다는 것.
3일 오리CGV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한 김모(34·회사원)씨는 "비슷비슷한 코믹 영화가 많아 그동안 극장을 찾지 않았는데 고등학생 시절 보도를 통해 접한 화성 연쇄 살인사건이 영화로 옮겨졌다는 사실과 작품성이 뛰어나다는 얘기에 1년여 만에 극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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