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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따내고 명예의 전당도 오를래요"/한국인 첫 "4월의 신인" 선정 MLB 최희섭 이메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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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따내고 명예의 전당도 오를래요"/한국인 첫 "4월의 신인" 선정 MLB 최희섭 이메일 인터뷰

입력
2003.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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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단 한 번밖에 없는 기회이기 때문에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받고 싶어하는 게 신인왕입니다. 신인왕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운도 많이 따라야 합니다. 신인왕은 1차 목표이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게 꿈입니다."최희섭(24·시카고 컵스)은 4일(한국시간) 미 프로야구 내셔널리그 '이달의 신인'으로 선정된 직후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타자로서 당당하게 포부를 밝혔다.

1999년 4월 고려대 2학년을 중퇴하고 '한국인 타자 최초의 메이저리거'라는 부푼 꿈을 안고 태평양을 건넌 최희섭은 3년 5개월만인 지난해 9월 메이저리그 입성의 꿈을 이룬데 이어 '이달의 신인'으로 선정돼 국내팬들은 물론 미국인들에게 '빅 초이(Big Choi)'의 존재를 강하게 각인했다. 최희섭은 "지난 주말 수상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솔직히 큰 기대를 안했다. 뜻밖의 수상으로 기분이 매우 좋다"며 "이렇게 된다면 신인왕에 대한 기회도 있는 것 아니냐"고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최희섭은 수상을 언제 귀띔 받았느냐는 질문에 "오늘(4일) 경기가 끝난 후 팀 미디어 담당자가 알려줘서 알았다. 팀 동료들이 생애 한 번 받을까 말까 한 상이라며 무척 부러워 한다"고 덧붙였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바라 보는 것이 최대 장점이지만 이제 갓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한 신참이라 어려움도 적지 않다. 최희섭은 "특히 다른 구단 투수들의 장단점을 아직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애로가 있다"고 전했다. "명예의 전당에 가입하는 것이 최대의 목표"라는 최희섭은 팀동료 가운데 코리 패터슨과 마크 벨혼과 절친하다. 붙임성이 좋아 팀동료들 뿐만 아니라 다른 팀 선수들과도 스스럼없이 지낸다. 최희섭은 "지난해 9월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뽑아냈을 때 상대팀 덕아웃에서 먼저 축하의 박수가 터진 적도 있다"고 자랑했다. 라커룸에서 새미 소사등 동료들이 짧은 한국어로 말을 건네며 장난을 칠 때 마치 한국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게 최희섭의 이야기다.

주위의 기대가 커 부담이 적지 않다는 최희섭은 "시즌 개막전에 미국언론과 팬들이 이처럼 큰 관심을 보일 줄 몰랐다. 홈이나 원정경기에서 20분씩이나 기다린 팬들이 사인을 요청할 때 어쩔 줄 몰라했던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많이 적응이 됐다"고 밝혔다.

더스티 베이커 감독의 믿음도 큰 힘이 된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베테랑 선수들을 선호하기로 유명한 베이커 감독이 최희섭을 다른 선수 몰래 감독실로 불렀다. 영문을 몰라 잔뜩 긴장한 채 감독실에 들어선 최희섭은 어안이 벙벙했단다. "초밥을 먹던 감독이 나보고 함께 먹자고 불렀으니 신인인 제가 얼마나 놀라겠습니까."

1999년부터 2000년까지 1년 동안 통역과 함께 다니면서 집중적으로 영어공부를 하다 보니 귀가 뚫려 미국기자들과의 의사소통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쉬는 날에 음악을 듣거나 영화감상 등으로 피로를 푼다는 최희섭은 "밥 세끼를 잘 챙겨먹는 게 체력을 유지하는 비결이다"고 밝혔다. 최희섭은 특히 "야구와 열애 중이라서 다른 곳에 한눈을 팔 수 없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고 가야 할 길 또한 멀다"며 당분간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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