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 국호 Korea를 Corea로 바꾸자는 움직임이 꾸준히 일고 있다. 이 주장은 지난해 월드컵 때 네티즌과 응원단 '붉은 악마'가 처음 제기해 대학가를 중심으로 젊은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당시만 해도 정서적 주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북한 학자들이 사실(史實)을 토대로 Corea를 되찾아야 하는 당위성을 주장함에 따라 공감의 폭이 급속히 넓어지고 있다.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철저히 규명할 사안으로 판단된다.북한의 문영호 조선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장은 지난 3월 남북공동학술토론회에서 "800년 동안 국호표기는 Corea였으나 일제가 Japan의 J자보다 뒤로 빼기위해 C를 K로 바꿔 현재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남한학계와 시민사회단체도 논의에 가세하고 있다. '6·15 남북공동선언 실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통일연대'가 마련한 토론회에서도 다뤄진 것이다.
서굉일 한신대 교수는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과 하멜표류기, 각종 외교통상조약에 쓰인 국호 등 1200년대부터 1800년대까지 역사적 자료와 주변정황을 볼 때 우리 국호는 Corea였다"고 결론지었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점하면서 통감부가 설치된 1906년부터 총독부 관보를 비롯한 모든 문서가 Korea로 변경됐다는 것이다. 남북 학자들의 연구 결과와 주장을 보면 일제의 이런 행위는 파렴치한 짓이다.
반면 19세기에는 C와 K를 혼용한 흔적이 있는 만큼 일제가 고의적으로 바꿨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는 신중론도 있다. 불필요하게 반일감정을 조장해서는 안 되고 영문 국호를 바꾸는 일은 신중해야 하겠지만, 학술적·사료적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 그 결과 일제의 조작사실이 보다 명백해질 경우, 미련없이 Corea를 되찾아 또 한번 식민잔재를 청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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