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책 /이라크의 작은 다리를 건너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책 /이라크의 작은 다리를 건너서

입력
2003.05.03 00:00
0 0

이케자와 나츠키 지음·양억관 옮김 달궁 발행·7,500원

이라크전은 미·영 연합군의 승리로 끝났다. 그리고 이라크에는 폐허와 슬픔이 남았다. 우리는 TV 화면을 통해 이라크의 눈물과 손실을 짐작하지만 뼈저리게 느끼기는 어렵다. 그런 기억도 오래 가지 않아 흐릿해질 것이다. 잊지 말라고, '이라크의 작은 다리를 건너서'와 '슬픈 바그다드'는 말한다. 거기 살고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역사를 기억하라고 주문한다.

'이라크의 작은 다리를 건너서'는 일본 시인 겸 평론가 나카자와 나츠키가 전쟁 발발 전인 지난해 10월 말부터 2주에 걸쳐 이라크를 취재하고 돌아와 쓴 책이다. 그는 전쟁으로 고통 받게 될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싶어서 이라크를 찾았다. 그는 혹독한 경제 제재에 따른 생활고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해맑고 친절하기만 한 사람들을 만났고, 전운이 다가오는 가운데서도 평온을 잃지 않는 바그다드를 보았다. 그는 "전쟁이란 결국 아이들의 수줍은 웃음을 공포의 표정으로 바꾸어 버리는 일"이라며 "미국의 폭탄이 이 아이들을 죽일 수 있다는 명분은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한다. 책에는 순박한 이라크 사람들 사진이 많이 실려있다. 그들은 살아있을까. 전쟁은 그들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일까.

'슬픈 바그다드'는 20년 넘게 세계의 문화유산과 고대 유적지를 누벼온 문명비평가 권삼윤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이라크 역사를 소개한 책이다. 수메르·바빌로니아·아시리아 등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꽃피운 영광스러운 과거로부터 13세기 몽골의 침공으로 당시 100만 명의 바그다드 인구 중 80만 명이 목숨을 잃은 참혹한 수난, 20세기 들어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에 점령당한 치욕 등 영욕의 역사를 이라크 문화와 전통의 위대한 유산과 함께 나란히 돌아본다. 지금은 생사가 불분명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일대기와 정치 역정도 상세히 설명, 이라크의 정치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지은이는 이번 전쟁에 대한 분노와 이라크의 운명에 대한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는다. 책은 걸프전에서 사용된 열화우라늄탄 때문에 백혈병에 걸려 숨진 한 이라크 소년의 시로 에필로그를 장식하고 있다.

"고통 학교/주의산만 반의/내 이름은 사랑/슬픔 지구/비탄 시/참담 거리/한숨 1000 번지가 내 집이라네."

이번 전쟁에서도 미군은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