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만실장 남매 "우린 정치 이산가족"남매가 '정치적 이산가족'이 됐다. 동생은 '노무현 사람', 누나는 '이회창 사람'으로 갈라졌다.
한나라당으로부터 집중적인 이념공세의 포화를 맞고 있는 서동만(47) 국정원 기조실장 남매의 이야기다. 서 실장은 노 대통령이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정원 개혁의 적임자로 점 찍은 여권 핵심 인사. 한나라당은 서 실장이 "친북 성향을 가진 좌파 인사"라고 비판하며 국정원 기조실장 임명에 반대했었다.
그러나 막상 서 실장의 친누나 서은경(55)씨는 대한영양사회 회장을 맡고 있던 지난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덕망 있는 여성계 인사'로 골라 영입했다. 은경씨는 선대위 여성분과위 부위원장과 여성단체단 단장을 맡았었고 지금도 한나라당 여성국 운영위원으로 당 여성 정치인 30명이 참여한 '여성개혁연대' 회원이다.
서은경씨는 외동아들로 막내인 서 실장에 대한 당의 공격을 거론하자 "우리 동만이가 친북 좌파라니요, 한나라당 당원이자 누구보다 이회창 후보를 열심히 도왔던 제가 보증합니다. 동만이는 누구보다 양심적인 지식인일 뿐입니다"라며 펄쩍 뛰었다.
그는 최근 통혁당 사건으로 복역했던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으면서 동생 때문에 많이 울었다고 했다. "동만이가 긴급조치로 구속되는 바람에 당시 국영기업체 사장으로 있던 아버지가 해임됐습니다. 당시 가족은 아무도 동만이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 책을 읽으면서 '동만이가 참 외로웠겠다'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났습니다." 그는 "당의 이념 공세도 동만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서은경씨는 요즘 동생 때문에 정치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대선 이후 서씨를 수도권지역 시도지부 간부로 앉혀 내년 총선에서 공천하는 방안이 내부적으로 검토됐지만 동생 문제로 취소됐다"는 것. 서은경씨도 "내가 맡기에는 버거운 자리의 제안이 들어왔으나 거절했다"고 답해 이 전언을 뒷받침했다.
서은경씨는 "동만이를 친북 좌파로 모는 것이 한나라당 대다수의 속마음은 아닐 것으로 본다"며 "믿고 한번 맡겨달라"고 동생을 감쌌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민주 "김혁규 공들이기"
여권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김혁규 경남지사의 민주당 영입설이 꾸준히 나돌고 있다. 최근 여권 주변과 증권가 정보지 등에 등장하는 얘기는, 여권 중진인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과 청와대 고위인사가 김 지사를 잇따라 만나 여권 합류 의사를 타진했다는 내용. 신 전 부의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고교 선배로, 여권의 부산·경남 총선 대책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달여 전, 신 전 부의장과 김 지사가 한 지역모임에서 만났을 때는 한나라당 소속의 다른 광역단체장 한명과 P의원 등도 함께 했다고 한다.
김 지사는 경남지사 선거에서 세 차례 잇따라 당선되는 등 지역 대표성이 높은 인물. 따라서 여권이 그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할 경우 부산·경남(PK) 지역의 세력판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런 움직임과 소문이 PK를 텃밭으로 생각하고 있는 한나라당을 바짝 긴장하게 만든 것은 당연지사.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YS직계인 김 지사가 주변에 '도지사를 세번이나 했으니 이젠 뭔가 큰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며 "탈당 후 여권 신당의 후보로 총선에 출마하거나 입각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신 전 부의장과 청와대 관계자는 모두 김 지사와의 접촉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민주당 관계자는 "청와대 인사가 이런저런 행사에서 김 지사를 만났을 수는 있다"며 "김 지사 본인이 움직일 마음이 있다는 소문이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진한 여운을 남겼다. 김 지사측은 "신 전 부의장이나 청와대 인사를 만난 적이 없고 민주당행을 고려한 적도 없다"고 차단막을 쳤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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