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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관점2 ― 문지방 넘어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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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관점2 ― 문지방 넘어서기

입력
2003.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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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을 지나 그런 대로 당파끼리의 구별이 많이 줄어들었을 때의 일. 남인 집안의 총각이 서인 집안 처녀에게 장가를 가게 되었다. 혹은 거꾸로였는지도 모르겠다. 말을 탄 신랑과 상객, 함진아비가 포함된 일행이 신행을 할 처가에 도착했다. 혼례를 치르고 집안의 어른들에게 절을 할 때 문제가 생겼다. 신부집안 습속으로는 어른이 방 안에 있으면 신랑이 방 안으로 들어와 절을 올리게 되어 있는데 신랑 측의 상객이 그 습속을 거부한 것이다. "어찌 이 집안에서는 아이들이 불경하게도 어른의 턱 밑에 가서 절을 올린단 말인가." 종내 상객은 화를 내며 먼저 돌아가 버렸다. 이번에는 신부가 시집으로 갔는데 여기서도 문제가 생겼다. 신랑 집안에서는 어른에게 절을 올릴 때 어른이 방 안에 좌정해 있으면 문지방 밖에서 절을 하는 습속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지붕이 무너지면 다 같이 죽을까 걱정이 돼서 그렇게 뚝 떨어져서 하인배처럼 인사를 하게 한단 말이더냐." 결국 두 집안은 아들 딸을 위해 극적으로 타협하게 되었다. 그 집안에 가면 그 집안의 습속에 따르기로 한 것이다./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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