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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백조냐 관능적 백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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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백조냐 관능적 백조냐

입력
2003.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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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백조'와 현대 '백조'가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국립발레단(단장 김긍수)이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리는 정통발레 '백조의 호수'와 영국 안무가 매튜 본(43)의 댄스뮤지컬 '백조의 호수'. 1895년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로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 후 발레 팬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 온 원조 '백조'와 그로부터 정확히 100년 후인 1995년 영국에서 현대적 감각으로 태어난 변종 '백조'를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3∼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르는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러시아 '볼쇼이 신화'를 주도한 유리 그리가로비치(76) 버전으로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극적 효과를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2001년 국립발레단이 그리가로비치를 초청해 공연했을 때 유료관객이 87%를 차지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발레임이 입증되기도 했다.

그리가로비치가 69년에 안무한 이 작품은 로트 바르트를 인간의 악마성을 상징하는 존재로 부각하면서 인물의 심리를 충실하게 묘사, 동화 같은 '백조의 호수'를 낭만 소설의 경지로 끌어 올렸다. 지그프리트 왕자와 오데트 공주가 악마를 이기고 행복하게 산다는 결론이 원작과 다르다. 1막과 2막에 추가된 '악마와 왕자의 남성 2인무'와 1막의 '광대의 32회전', 1막의 궁정의 군무왈츠, 2막의 각국 왕녀의 춤에 삽입된 러시아 춤이 환상적이다.

김주원―이원철, 김지영―이원국, 볼쇼이 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인 마리아나 리키시나―장운규가 짝을 이뤄 출연한다. 2만∼6만원. 1588―7890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는 차이코프스키 음악만 남기고 모든 것을 뒤집고 비틀어 만든 작품. 고전발레부터 고난도 테크닉의 현대무용까지 아우르는 춤과 동작으로 관객을 열광시킨다. 하얀 튀튀와 토슈즈 차림의 우아한 춤을 추는 백조가 사라진 대신 강인하고 섹시한 남성 백조의 인상적인 움직임이 무대를 채운다. 1950년대 영국왕실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관능적 이미지와 동성애를 연상시키는 내용으로 '게이들의 백조의 호수'라는 비판을 받았으나 댄스 뮤지컬 또는 뮤지컬 발레라는 독창적 양식을 통해 영국 웨스트엔드와 뉴욕 브로드웨이를 강타했다. 매튜 본은 이 작품으로 96년을 비롯, 영국 최고권위의 연극상인 로렌스 올리비에상 안무가상을 세 차례나 받았고 99년에는 토니상 뮤지컬부문 최고연출가상, 안무가상, 의상디자인상을 거머쥐었다.

발레리나를 소재로 한 영화 '빌리 엘리어트'에서 깃털 달린 바지를 입은 남자 백조가 힘차게 비상하는 모습은 매튜 본 작품의 대표적 장면이다. 20일∼6월1일 LG아트센터. 4만∼10만원. (02)2005-0114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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