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새 중동평화안을 논의하기 위해 8일부터 중동 지역을 순방한다.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는 30일파월 장관이 약 열흘간 중동에 머물면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와 회담하는 등 중동 평화안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EU), 유엔 4자가 제시한 이번 평화안의 성공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최종 평화 정착까지는 무수한 난관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의 테러 중단
30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측에 전달된 중동평화안은 이·팔 양측의 기초적인 신뢰 구축 단계로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테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등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이들에게 테러는 압도적 군사력을 보유한 이스라엘에 대한 최후의 저항수단이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일간 알 쿠즈는 이날자 사설에서 "미국 등은 우리에게 '땅을 찾으려면 착한 아이임을 입증하라'고 강요하지만 이스라엘군이 점령지에서 철수하기 전에는 어림없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유대인 정착촌 건설 중단
평화안은 동시에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내 유대인 정착촌 건설 중단을 제시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으로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등에 유사시 전진기지로 사용하기 위한 정착촌을 건설하기 시작, 현재 약 160개 정착촌에 20여만 명이 살고 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유대인 정착촌 건설 계속 추진을 핵심 공약으로 내건 바 있어 이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미국의 압력에 마지못해 건설 중단을 선언한다고 해도 기존 정착촌의 완전 제거를 요구하는 팔레스타인측 요구와는 거리가 멀다.
예루살렘 귀속 문제
예루살렘의 지위 문제는 평화협상의 최대 걸림돌이다. 93년 오슬로 평화협정도 이 문제로 최종 단계에서 결렬됐다. 예루살렘에는 이슬람 3대 성지인 알 아크사 사원과 유대인 핍박의 상징인 통곡의 벽이 있어 양측 모두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성지이다.
팔레스타인은 최소한 동예루살렘만이라도 독립국가의 수도로 삼겠다고 주장하고 있고, 67년 합병한 동예루살렘을 포함해 시 전체를 통제하고 있는 이스라엘 역시 예루살렘은 절대 분할할 수 없는 수도로 남겨두겠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은 80년 '예루살렘 영구 수도법'을 제정했으며, 팔레스타인 자치의회도 지난 해 예루살렘을 미래의 수도로 정한 법률을 통과시켰다.
팔레스타인 난민 귀환
팔레스타인 난민은 1949년 이스라엘 국가 출범을 전후해 쫓겨나 주변 아랍 국가로 피난한 팔레스타인인을 가리킨다. 당시 90만 명이던 것이 60년대 중동전쟁 등을 거치면서 지금은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등에 400여만 명이 비참한 삶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의 무조건 귀환 보장과 적절한 보상이 팔레스타인의 요구다. 하지만 이스라엘로서는 난민들이 돌아오면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의 인구 비율이 역전돼 안보 불안요소가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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