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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탈당論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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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탈당論 "고개"

입력
2003.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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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청와대 안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설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노 대통령의 탈당은 신당 창당에 급격히 힘을 실어줘 곧바로 정계개편의 회오리를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노 대통령 자신이 지역주의 정당구도 타파를 강력히 원하고 있음을 기회 있을 때마다 밝혀온 것이 탈당설의 주요 배경 중 하나이기도 하다.정치권에서 노 대통령의 탈당 문제가 불거져 나온 것은 이미 한참 전이다. 지난 해 12월 노 대통령이 당선되자 마자 민주당 신주류 강경파는 "노 대통령이 탈당해 신당 창당과 정계개편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일부 여권 영남 인사들은 "노 대통령이 탈당해야 영남 세력을 끌어 모을 수 있고 지역 구도도 타파할 수 있다"는 전략적 구상을 내놓았다. 한나라당이 올 3월 개혁안을 놓고 한창 시끄러웠을 때 일부 소장 개혁파는 자신들의 거취를 결정할 핵심변수로 노 대통령의 탈당을 지적했었다.

현재 나오는 탈당론은 물론 여권의 신당 창당론과 직접 관련돼 있다. 청와대 내부는 물론 여당에서도 노 대통령이 당장 탈당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아직 그리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유인태 정무수석은 지난 달 28일 "대통령이 탈당하는 것은 결국 직접 정계개편에 나서는 모양새가 돼 적절하지 않다"며 탈당 가능성을 부인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1일 "청와대에서는 대통령의 탈당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민주당이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 핵심부 인사들은 "신당 창당 작업의 진척 상황에 따라 탈당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한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이미 민주당에 실망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만약 구주류 등의 반발로 신당 창당이 벽에 부딪히면 노 대통령이 탈당 카드로 신당파에 힘을 실어주고 사실상 신당 창당을 주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 386 소장 참모들은 "어차피 민주당에서 맘이 떠난 이상 대통령이 조기에 탈당, 신당파를 적극 지원해 신당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게 정치·실리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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