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들은 1일 전날의 의원총회에서 안영근 의원과 정형근 의원간에 있었던 설전을 놓고 구구한 해석을 내놓았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은 "국정원 고위직 인사로 촉발된 당내 보혁세력의 첨예한 이념갈등이 일부 개혁파 의원의 탈당에 도화선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이다.당장 일부 개혁파 의원은 "이런 식으로 가면 헤어질 수밖에 없지 않느냐"면서 당의 보수화 경향을 강하게 비난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의원은 "이라크전 파병동의안 처리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당내 이념적 마찰이 국정원 인사를 둘러싸고 더욱 첨예화했다"면서 "일부 개혁파 의원의 탈당 명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형근 의원도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영구 국정원장 임명을 바라보는 시각이 정계개편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실제로 안영근 의원은 이날 "당 개혁은 물 건너갔다고 본다"면서 "이대로 가다가 때가 되면 헤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탈당을 시사한 뒤 "극우 보수가 어디까지 가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부영 의원도 두 의원의 설전과 관련, "국정원 인사에 대한 당의 입장은 특정지역 지지층만 겨냥하는 데다 과거로만 돌아가고 미래와 담을 쌓으려는 게 아니냐"면서 "국민에게 '딴나라당' 소리를 듣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이념갈등은 탈당을 고려중인 의원에게 필요조건에 불과할 뿐 당장 탈당하는 사태는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부겸 의원은 "최근 당의 모습을 보면 완전히 '수구 꼴통당'으로 가고 있다"면서 "두 의원의 설전과 같은 사례가 쌓이면 언젠가 당이 쪼개지는 사태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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