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일 노무현 대통령의 TV토론에 대해 "알맹이 없는 말 잔치에 불과한,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며 토론의 내용과 형식을 모두 비판했다. '언론정책이나 북핵 문제 등 핫이슈가 불거졌을 때는 소나기 피하듯 하고 있다가 정부의 업적을 일방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여론조작에 나섰다'는 게 한나라당의 인식이다.박종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겉으로는 몸을 낮추는 듯 했지만 본질적으로는 고집과 독선을 감추지 못한 모습이었다"면서 "국민이 주인인 전파를 독점했다는 비판을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신당 창당과 정계개편에 대해 솔직하지 않고 뒤에서 음험하게 사주하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기대를 잔뜩 했는데 결과는 실망스럽다'는 의미로 '놈현스럽다', '노무현스럽다'는 유행어가 회자되는 이유를 알 것 같다"고 비아냥댔다.
박 대변인은 이어 "패널의 비판에 대해 두루뭉실하게 넘어가는 것이 벌써 대통령이라는 권력에 함몰된 듯한 모습으로,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다는 특유의 이중적 사고를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규택 총무는 "국회의 의견을 송두리째 무시하고 국민과 야당에 선전포고를 하면서 고영구 국정원장과 서동만 국정원 기조실장을 임명한 뒤 국민을 상대로 TV토론에 나온 것은 이중 플레이"라고 주장했다.
한 고위당직자는 "우리 당은 노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국가 현안의 진상을 왜곡하고 야당과 국회를 매도한 만큼 야당에게도 반론을 제시할 기회를 줄 것을 해당 방송사에 요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방송사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국회 문광위 소속 이원창 의원은 "방송사들이 노 대통령을 향한 아부대열에 서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면서 "이는 결국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중대한 착각과 오판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방송사의 일부 프로그램은 노 대통령을 출연시키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안다"면서 "노 대통령도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지도 못하면서 TV에 출연해 개그맨식으로 인기를 얻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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