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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새 행정수도 세계적 디자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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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새 행정수도 세계적 디자인을

입력
2003.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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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사회 도시는 한 가지 기술을 숙련하여 평생을 보내는 보통시민의 모습처럼 단일 기능의 도시이다. 반면 정보화 사회의 도시는 다양한 전공을 두루 섭렵하고 융통성 있게 변화하는 현대인처럼 복합기능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한마디로 21세기형 도시는 원 스톱 개념의 고부가 서비스 도시 형태를 지향한다.그런 점에서 정치, 경제, 교육, 오락 등 복합기능을 갖춘 서울은 분명 21세기형 도시이다. 그러나 용량초과로 네트워킹이 순조롭지 못해 매력적이지 않다. 시스템이 마비되기 전에 비울 것은 비워야 한다. 행정기능을 비우는 신행정수도 계획이 이왕 거론되고 있으니 건축인으로 세계 최고의 수도를 꿈꾸어 본다.

우선 세계 건축가들이 우리 행정 수도 디자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디자인 축제를 기획하여 월드컵처럼 세계 속의 서울임을 확인시키는 외교의 장을 펼치는 꿈을 꾼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건축은 중요한 관광 자원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21세기 첨단 관광 도시의 기능을 자연스럽게 첨가할 수 있다.

최근 스페인 빌바오에는 미국 건축가가 설계한 미술관을 보러 세계인들이 모여 들고 있다. 미술관 개장 1년 만에 건축 경비만큼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프랑스 파리 사람들은 루브르 박물관의 예술 소장품처럼, 도시에 세계 각국 건축가들이 설계한 건물들을 자랑스럽게 소장하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 한가운데는 중국계 미국인이 설계한 유리 피라미드가 있고, 신도시 라 데팡스에 있는 정보통신국 건물은 덴마크 건축가가 설계했다. 지금도 이 건물을 보려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만약 신 행정수도에 세계 각국 건축가들의 작품이 즐비하다면, 다른 나라 국가 원수가 방문했을 때 그 나라 건축가가 설계한 유명 건물이 있으면 왠지 친밀감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상상도 해본다. 유명 건축가들이 모여 만든 행정 도시는 세계건축사에 기록되어 그 가치를 영원히 가질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 건축가가 총지휘해 조화로운 모습이 되도록 전체 디자인을 관리하여야 한다. 이 기회에 우리 건축가를 세계적인 건축가로 띄울 수도 있다. 이 꿈은 우선 버젓한 행정 수도가 없어 새로 조성한다는 구시대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생각을 버려야 이룰 수 있다. 친환경 생태도시는 기본 조건이고,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수준 높은 복합 기능의 세련된 수도 모습이 제시되어야 한다. 브라질의 브라질리아처럼 행정이라는 단일 기능으로는 실패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김 혜 정 명지대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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